더운 기후에서도 재배 가능한 ‘사과’품종 개발
더운 기후에서도 재배 가능한 ‘사과’품종 개발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5.10.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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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상승으로 사과의 주요 재배 지역이 경북 북부, 강원도 및 경기도 등의 지역으로 북상하고 있다. 사과는 일반적으로 기온이 상승하면 색깔과 모양이 나빠져 품질이 불량해지고 병해충 발생도 많아진다. 따라서 반사필름 깔기, 잎 따기 등 착색을 좋게 하기 위한 재배관리와 병해충 방제작업 등 일손이 많이 들다. 농촌 노동력의 고령화에 따른 일손부족과 더불어 사과재배 농가들을 더욱 힘들어지게 한 요인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춰 고온에서도 색깔이 잘 드는 붉은색 사과 품종인 ‘아리수’, ‘피크닉’을 개발했다. 여름철에 바캉스용으로 적당한 조생사과 품종인 ‘썸머드림’, ‘썸머킹’과 당도가 높고 신맛이 적당한 노란색 사과 품종인 ‘그린볼’, ‘황옥’도 개발해 색다른 사과를 찾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킬 기회도 마련했다. 

▲개발 동기
사과는 여름이 다소 서늘하고 햇볕이 풍부한 지역에서 고품질의 과실이 생산된다. 과거 사과주산지였던 대구 근교에서 경북 북부 등 사과재배적지로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최근의 급격한 기온상승은 사과의 북상을 더욱 앞당긴 것으로 생각된다. 같은 이유로 강원도, 경기도 등의 지역에도 앞으로 사과재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린볼(무게 300g)>,              <한 상자에 두가지 색깔 사과 ‘홍로’와 ‘그린볼’ 조합>,               <황옥(무게 220g)>
사과 생육기에 기온이 높으면 과실의 붉은색이 잘 안 들고, 모양이 납작해질 뿐만 아니라, 탄저병, 응애 등의 병해충 발생도 많아진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서도 사과재배농가들이 안심하고 고품질 과실을 생산하여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는데 의의가 있다.

▲구체적인 성과
△선진국형 육종기반 마련-10년 1주기 선발체계 확립으로 육종효율 높여
사과는 품종육성에 오랜 세월이 걸린다. 인공교배에서 원하는 품종이 선발되기까지 적어도 15~20년이 소요된다. 품종보호출원과 등록 절차를 거치고 재배농가 손에 들어가기까지 다시 7~8년. 인생으로 따지면 한 세대가 훌쩍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교배하고 선발하는 작업이 매년 이뤄져 1주기(cycle)만 지나면 지속적으로 신품종이 선발될 수 있다. 그동안 사과시험장에서는 이러한 사과육종체계를 확립해 선진국형 사과육종 기반을 마련했다. 그밖에 빨리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는 유년성 단축기술을 개발했고, 사과의 어린잎만 보고도 10년 후 달릴 과일의 색깔을 미리 판단할 수 있는 조기선발 지표도 개발했다. 
▲ <성숙기 온도에 따른 사과 착색 정도>,                        <기온이 상승하면 납작한 과실이 생산됨>
△소비자와 생산자의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다양한 품종 개발, 보급
2010년에 개발된 ‘아리수’는 2014년부터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사전 현장평가를 통해 그 품질의 우수성이 알려져 대부분의 묘목이 예약된 실정이다.  극조생종인 ‘썸머킹’은 2011년 20만주가 전용 실시될 만큼 농가와 업체의 관심이 높은 품종이다. ‘그린볼’, ‘홍금’은 지역특화품종으로 일부지역에 기술이전 되어 묘목이 생산중이거나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크기가 큰 사과(300g 이상)가 높은 가격을 받는 우리나라 사과시장을 변화시키는데도 일조를 했다. 휴대와 먹기가 편한 크기가 작은 사과(200g 내외)인 ‘황옥’, ‘피크닉’은 학교 급식용이나 나들이용으로 적합한 품종이다. 소비자들과 보다 더 친숙한 계기를 마련하여 새로운 사과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품종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품종개발 성과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주관의 ‘2012년 정부연구개발 우수성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농업연구관 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