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비가림재배로 고품질 포도 생산기술 확립
포도 비가림재배로 고품질 포도 생산기술 확립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5.08.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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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도 대립계 무핵재배 비가림시설 설계도
비가림 재배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필름 등의 투명한 재질로 지붕을 만들어 빗방울이 직접 작물에 닿지 않게 키우는 방법을 말한다. 1980년대에 당시 ‘포도 비가림재배 체계’가 개발됐는데 탄저병 전염원 감소가 가장 큰 성과였다.
1990년대에는 포도 나무형태별로 비가림 재배의 환경조사가 이뤄져 비가림재배 시설의 표준을 만들었고 2010년에는 재배하기 어려운 ‘거봉’ 품종에 비가림시설이 보급됐다. 이후 지붕 넓이에 따라 잎이 받는 피해를 조사해 포도 본 잎을 낙엽이 질 때까지 튼튼히 관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2013년 포도 재배면적 중 비가림재배 면적은 약 70%(추정)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 포도에서 시작된 비가림재배는 점차 거봉으로 확대돼 포도 산업에 있어서 현재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 됐다. 무엇보다도 농약 살포 횟수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수량과 품질은 30% 이상 향상됐다.

▲개발 동기

▲ 포도 비가림시설의 비닐폭에 의한 잎의 손상 정도
인류 문명과 함께 시작된 포도재배는 터키 북부지역 등 주로 서유럽에서 성행했으며, 중국을 거쳐서 고려시대에 우리나라로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포도의 그림과 재배법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으나, 지금과 같은 방식의 포도 재배법은 1906년 뚝섬 원예모범장에 서양품종을 시험 재배하면서 시작됐다.
유럽계 포도의 원산지는 여름 날씨가 덥고 건조한 곳인데 포도의 특성상 이런 지역에서 가장 맛있는 포도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 1,200mm로 강우 시기가 여름철에 집중되어 있고 특히 건조에 강하고 습해를 싫어하는 포도에 빗물은 온갖 병해충의 온상이 된다. 따라서 이런 다습한 환경에서 고품질의 포도를 생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포도가 생육을 잘하는 환경을 만들어 병해충 발생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고품질의 포도를 생산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구체적인 성과
△기후를 극복한 포도 재배 기술
전 세계적으로 포도를 재배하는 나라 중 비가림시설을 이용하는 곳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비가 여름철에 집중해서 내리는 자연환경 때문이다. 포도는 원산지가 유라시아의 여름철 건조지대라서 여름철에 비만 차단하면 착색이나 당도 등 품질 향상에 문제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비닐필름으로 비를 가리면 포도나무의 여름철 온도 상승을 가져와 고온장해로 포도 과실 품질에 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시설의 폭과 높이에 따라 포도나무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연구해 고온에 의한 장해를 받지 않고 고품질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나무로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됐다.  
비가림시설 자체가 노지재배보다 시설비가 들지만, 병해충 방지와 품질향상을 가져와 부가가치가 더욱 향상됐다. 또 시설의 규모에 따라 간이비가림, 비가림하우스로 다양한 시설들이 개발돼 관련 산업의 발전도 가져왔다.
△고품질 포도 생산을 위한 완전한 기술로 정착
비가림재배로 병해충이 크게 감소했으며 이후 포도나무 형태에 따른 비가림재배 시설구조와 환경에 따른 표준화작업이 진행됐다. 비가림재배 시설구조는 포도나무 형태에 따라 매우 다양하므로 형태별 특성을 조사하여 비가림재배 시설의 표준화모델 작성을 위한 기초자료가 만들어졌다.
이후에는 포도 생장반응을 조사해 가장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포도 비가림시설의 모델을 제시했으며 일반 포도 품종보다 재배가 까다로운 ‘거봉’을 위한 비가림시설이 보급됐다. 이로 인해 비가림재배는 고품질 포도생산을 위한 완전한 기술로 정착됐다. 포도 비가림 재배면적은 1998년 3,916ha에서 2012년 1만 2천㏊로 매우 증가했고 병해충 방제횟수는 노지재배 연 10회에서 비가림재배 연 5회로 50% 감소했다.

■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 농업연구사 남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