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농가 생산비 가중 속수무책
화훼농가 생산비 가중 속수무책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12.02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사용 전기료 최대 7.2% 인상 … ‘갑’요금으로 낮춰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과 수출감소 및 수입증가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들이 연이은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생산비 부담이 가중돼 화훼농사를 계속 해야 할지 고민에 쌓여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1월 정부의 인가를 받아 전기요금을 평균 4.9% 인상함과 동시에 농사용 전기요금도 3% 인상했다. 바로 전까지 화훼농가는 ‘을’에 해당되는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았으나 정부의 편의주의적 행정발상과 화훼에 대한 몰이해로 이후 ‘병’요금체계로 통합됐다.
‘병’으로 통합되면서 kw당 930원이었던 화훼농가의 기본요금은 1,120원으로 18% 인상됐으며 사용요금 또한 kw당 26.3원에서 38원으로 42%나 올랐다. 당시 화훼단체들은 3,300㎡(1,000평)당 최대 1,000만원 이상의 전기요금이 올랐다며 탄원서를 작성, 국회 등 관련기관에 전달했다.
농사용전력 적용기준으로 ‘갑’에는 양수·배수 펌프 및 수문조작이, ‘을’에는 육묘 또는 전조재배가 해당된다. 이외 농업과 관련된 전력은 ‘병’으로 분류된다.
화훼단체들의 전기요금 인하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달 21일부터 농사용 전기요금을 3% 추가 인상했다. 농사용 ‘갑’과 저압용 ‘을’은 약 2%씩 인상됐으며, 고압용 ‘을’은 기본요금이 5.2% 인상됐다.
특히, 농사용 고압용 ‘을’은 계절별 차등요금이 적용돼 그동안 1kw당 39.1원이었던 전력량 요금이 여름(6~8월)과 겨울(11~12월)에는 41.9원, 봄·가을에는 39.9원으로 여름·겨울철의 인상률은 최대 7.2%에 달한다.
고양시에서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정수영 한국화훼농협 대의원은 “일조량이 부족한 가을철과 겨울철에 보광용으로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보광등을 켜야할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연이은 전기요금 폭탄으로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 대의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장미 가격 차이는 없는데 전기요금과 인건비만 계속 오르고 있어 앞으로 화훼농사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정부는 어려움에 처한 화훼농가를 위해 현재 ‘병’요금에서 ‘갑’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릉시에서 백합을 재배하고 있는 최명식 (사)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장은 “백합 겨울재배를 위해 강원도는 물론 제주도와 전라도를 돌아보니 전기온풍기를 사용하는 농가들이 많았다”며 “정부는 3% 인상했다고 하나 실제로 느끼는 것은 20% 이상으로 폭탄을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부산지역의 백합농가는 기름 값이 비싸 LED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전보다 전기요금이 평당 100만원 이상 더 나오고 있다. 중국산 수입이 증가하고 일본수출이 감소하는 지경에 정부가 농업을 공산품과 똑 같이 취급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또한 “백합 종구비가 작년 대비 20% 올라 속수무책이다. 농식품부는 종구비 지원을 지자체에만 맡겨 놓지 말고 직접적으로 관리해 지원을 늘려야 한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내년에 백합농가는 2~3%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