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단순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에서 생산과 가공, 그리고 소비자의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포함한 6차 산업으로 탈바꿈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들어 농업은 식품ㆍ종자 분야 뿐만 아니라 플랜트, 바이오에너지, 바이오의약품 등으로까지 외연을 넓히고 있으며,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선진국 지도자들이 농업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감에 따라 대부분의 과실과 채소류는 건강식품으로 애용하고 있고, 다양한 기능성과 맛을 기본으로 농산물의 생산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적 안정 등을 부가적인 서비스로 제공받는 먹거리에 대한 상시소비가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배 산업에서는 이러한 소비형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들을 다수 개발하여 보급 중에 있고, 배 생산 과정에 소비자가 함께할 수 있는 체험학습 매뉴얼들이 만들어 지고 있어 생산자들이 소비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은 이미 상당부분 갖추어져 있다.지금까지 배는 생과를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가정의 대사로 일컬어지는 관혼상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과실로 안정적인 소비처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에 유교에 근거한 가족행사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며, 재배면적 확대와 생산 기술의 향상으로 배 생산량이 소비수요를 웃돌게 되어 배 생산농가의 경영악화가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과잉생산과 소비감소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배 산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이때에 서비스가 농업과 결합되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농업 종사자들의 실질적인 소득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서비스가 결합된 농산물 생산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가 되었다.서비스(Service, 명사)의 사전적 의미는 생산물을 운반·배급하거나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개인적으로 남을 위하여 돕거나 시중을 드는 ‘봉사’나 ‘접대’로 그 의미가 확장되어 활용되고 있다.농업과 결합된 서비스라 함은 ‘봉사’와 ‘접대’의 의미가 활용된 것으로 단순하게 농산물을 판매하는 일에서 벗어나 농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농촌의 편안함과 풍요로움을 제공하고, 정서적 안정과 자녀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하는 것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농업인들에게 있어 농산물 생산은 힘든 노동 이지만 농업을 통해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의 판매가 절실하며, 외국의 값싼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고품질인 농산물 생산은 필수 조건이 되었다. 또한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부가적인 서비스의 제공이 요구되며,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가 포함된 농산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에게 농업인의 처지를 이해하도록 강요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그냥 생산만 잘하면 되는데 뭐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혹은 서비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하나, 등 귀찮음과 염려스러움이 생산현장에 팽배해 있지만 생산한 물건을 판매해야 하는 것은 농업인뿐 아니라 공산품을 생산하는 사람들도 겪는 어려움이고, 공산품 판매 시장에는 이미 서비스의 제공이 일반화 되어가고 있어 농업에서도 서비스는 필수적인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농산물에 서비스를 입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구입한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신선한 상태로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행위가 서비스에 해당되지만, 그 중에서도 으뜸은 고향에 대한 향수를 채워주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의 도입 등을 들 수 있다. 비록 농업인들이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서비스를 도입할 수밖에 없지만, 농업인의 서비스는 소비자의 만족감을 높여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봉사활동이 되기 때문에 농업인 자신의 물질적 만족과 봉사활동을 통해 느끼는 행복까지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강삼석<농진청 배시험장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