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인삼먹으면 열이 납니까?
원예 시론 / 인삼먹으면 열이 납니까?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0.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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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손발이 차다. 특히 발이 차가워 거실에서도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온종일 털양말을 신고 산다. 발은 제2의 심장이고 혈액순환이 잘 되어야 건강하다는데, 누나의 그런 모습이 동생의 놀림감도 되지만 아빠의 마음은 늘 걱정이 앞선다.우리의 몸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체온은 35~41℃인데, 41℃를 넘으면 간, 신장, 뇌 등에 장애가 발생하고 42℃의 고열이 며칠간 지속되면 사망에 이른다. 저체온은 더 위험하여 체온이 35℃이하로 떨어지면 치사율이 30%에 달한다고 한다. 열대지방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면 더욱 실감이 난다. 이처럼 체온은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려인삼(Korean ginseng)은 승열 작용이 있어 열을 올리고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화기삼(American ginseng, 청나라 때 미국을 화기국으로 칭하는데서 유래)은 청열 작용이 있어 열을 내린다고 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즉, 고려인삼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화기삼을 먹으면 몸이 시원해진다는 이야기이다. 이 가설은 고려인삼을 취급하던 홍콩의 상인들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수입한 화기삼을 더운 동남아시아 지역에 판매하기위해 고대의 문헌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만들어낸 상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런 판매 전략이 먹혀들어 홍콩 등 동남아 시장에서 고려인삼, 특히 백삼의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음식과 약은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사상이 지배적으로 이어 내려오고 있다. 식품을 성질에 따라 ‘뜨거운 성질’, ‘따뜻한 성질’, ‘중간의 성질’, ‘냉한 성질’, ‘찬 성질’로 분류하는데, 고려인삼은 ‘따뜻한 성질’에 속하고 화기삼은 ‘냉한 성질’에 속해 이런 말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더운 지역사람은 찬 성질의 식품을 즐겨먹고 추운지역에 사는 사람은 더운 성질의 식품을 먹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찬 것만 먹게 되면 내장 상피세포의 온도가 떨어지고 소화흡수나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쉬 배탈이 나게 된다. 따뜻한 성질의 음식과 찬 성질의 음식을 적절히 섭취해야 우리 몸도 건강해진다.일본의 세계적인 면역학 전문가인 아보 도오루 교수의 이론에 의하면 체온을 올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면역력 강화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체온을 올리는 데는 운동이 최고이지만 인삼도 효과가 있다. 인삼을 복용하면 몸이 따뜻해져 세포의 기능이 정상을 유지하고 자율신경계가 안정되며,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면역계가 활성화 되어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힘이 커지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파킨슨병 환자는 혈류가 나빠서 항상 저체온 상태이며, 체온을 올려 혈류를 늘리려고 무의식적으로 손발을 떤다고 한다.작년 겨울 인삼이 면역력을 강화시켜 신종플루 등 질병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인삼의 소비가 늘어 재배농가의 소득증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식약청에서 인정하는 인삼의 효능은 피로회복, 면역력 강화, 혈류개선 등이다. 인삼을 복용하면 피가 잘 돌아 몸이 따뜻해지고 면역조절계가 활성화되어 피로를 이기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인삼을 복용해서 체온이 올라가면 무조건 나쁘다는 편견을 버리고 과학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인삼을 먹으면 체온이 올라간다는 단순한 표현보다는 몸을 따뜻하게 하여 면역력을 활성화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더 쉽게 이해시켜야지만 고려인삼을 세계일류상품으로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농촌진흥청 인삼특작부에서는 청정 인삼재배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외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인삼의 다양한 효능을 구명하여 국민건강에 이바지하고 인삼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이성우<농진청 인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