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 / 재 / 수 / 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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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0.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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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초제 사용 ‘금지’만이 능사인가?

   
친환경농업이 최근 ‘대세’가 되다보니, 많은 과수생산자들이 친환경농법으로 과일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나 늘 이맘때면 나무 밑에 풀을 깎을 생각에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 게 농가들 입장이다. 과일 봉지 씌우기로 한창 바빠야 할 때라 인력도 모자란 판국에 풀을 깎는 것도 인력을 사서 해야 하니 생산비가 몇 배나 더 든다. 인력을 구할 수 없다면 직접 농가 주인이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 물론 풀을 깎는 일이야 직접적으로는 기계가 해주는 것이지만, 과수원이 비탈이 져 있다 보니 기계를 제대로 작동하는 일은 매번 어렵기만 한 것도 농가들의 입장이다.올해 동해가 왔을 때 과수원이 비탈이 심해 냉해를 입지 않은 농가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한참 농기계를 사용해야 할 때는 비탈진 과원이 좋지만은 않다. 특히 농기계 사고가 비탈이 있는 과수원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고, 인명피해까지 생겨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농가들은 선뜻 농기계에 오르기가 망설여진다. 농기계를 타고 일을 하다 자칫 바퀴가 굴러 기계가 뒤집어지기라도 한다면 큰 사고를 모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고는 대개 비탈을 오르거나 내려가던 농기계가 비탈 때문에 뒤집어지거나 굴러 사람이 다치거나 최악에는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농기계사고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울타리가 쳐진 부분에 난 풀을 깎으려 기계를 댔다 그만 칼날이 울타리와 부딪히는 바람에 튕겨져 나와 사람의 팔 다리 등에 꽂히는 등 끔찍한 사고도 많다. 울타리가 쳐진 부위 등 농기계를 사용하기가 어려운 부분만이라도 제초제 사용을 허용했다면 그런 사고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농가들 생각이다. 최근에는 제초제의 품질도 향상돼 생명에게는 해가 없고 풀만 죽이는 것도 나왔다고 한다. 또한 미국 같은 경우는 제초제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물론 모든 친환경농업을 하는 농가가 이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깎은 풀을 퇴비로 사용해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게 얼마나 유익한가에 대해서 말하는 농가도 있다.어쨌든 친환경농업이 되려면 제초제는 아예 사용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 현행 규범이다. 사용했다 ‘걸리면’ 그 즉시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러나 비탈의 기울기가 심할수록 좋은 과실을 생산할 수 있다는 말만 따라 비탈진 곳에 과원이 많은 국내 농업현실에서 제초제 사용을 무조건 금지만 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최현주<취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