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꿈과 희망의 늘 푸른 농촌
원예 시론 / 꿈과 희망의 늘 푸른 농촌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0.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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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진흥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통테마마을인 이천의 자채방아마을을 가족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마을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지만 어린 딸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흥미를 끌만한 것이 없는 것 같아 불만 섞인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테마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마을의 이장님을 만나 연 만들기, 장치기놀이, 빈대떡 만들어 먹기, 고구마 구워먹기,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구수한 옛날이야기 듣기 등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신념으로 가득 찬 이장님이 자신보다는 더 나은 후손들의 생활을 위하여 일하신다고 말씀하고 있을 때 토라졌던 딸의 얼굴을 보니 어느새 눈이 초롱초롱 빛나며 열심히 경청하고 있어서 마음이 한결 놓였다.마침 예약을 하고 찾아 온 서울의 두 가족과 함께 이장님의 안내로 테마마을에 대한 소개를 받았다. 마을 앞에 펼쳐진 넓은 들판은 마음을 포근하게 하였으며 까치와 들새들의 울음소리는 도시에서와 달리 정겹기만 하였다. 확 트인 들판을 보노라니 어릴 적 아버님을 따라 지게 지고 볏단을 나르던 시절이 못내 그리웠다.연자방아 등 우리의 생활문화 유산을 마을 주변에 복원한 모습은 보기만 해도 풍요로웠으며, 도시의 생활을 잊고 자연 속에서 하루의 체험만으로도 각박한 도시에서 찌들은 마음을 풀어내기에 충분하였다. 가족과 함께 손잡고 모정에 도착한 딸의 입에서는 저절로 흥에 겨워 노랫가락이 흘러 나왔으며 그 모습을 보는 나의 마음은 행복하기 그지 없었다. 틀에 박힌 도시 생활을 벗어나 서로 손잡고 정담을 나누며 한가로이 마을을 거니는 체험 가족들의 모습은 어느덧 넓은 대지처럼 포근함을 지닌 농부의 마음을 닮아가고 있었다.농촌테마마을 체험을 통해 도시생활에서의 조급함과 개인주의적 각박함 등을 어르고 달래어 우리라는 전체를 생각해 보고 또 그렇게 생활하는 기회로 승화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리고 농촌 테마마을이 도시와 농촌을 하나로 잇는 중심점이 되어 균형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한 뜻 깊은 시간이었다.지황, 당귀, 백출 등의 재배시험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약용작물의 생산기반 구축을 위해 아이디어 하나가 생겼다. 바로 농촌전통테마마을이 중심이 되어 유휴지 및 산야에 약초를 심어 푸른 농촌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 기존의 체험거리에 더 하여 봄철에는 약초의 새순을 채취하고 가을철에는 수확하는 체험 프로그램 운영과 약초와 건강이라는 현장학습 등을 통하여 보다 많은 도시민들이 테마마을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꿈과 희망의 늘 푸른 농촌을 위해 100세 건강사회의 체험공간이자 도시민과 농업인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 농촌전통테마마을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정기산<농진청 농촌지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