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 / 재 / 수 / 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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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0.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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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대과 생산 신중해야

   
맛보다, 크기와 모양으로 배의 상품성을 판단하는 국내 소비자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국 배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의견이 생산자들 사이에서 서서히 일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배를 구매할 때 식감과 맛보다는 일단 크기부터 보고, 그 다음이 얼마나 매끈한 모양인지, 또 암배인지를 따져 상품의 등급을 매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산농가들은 너도나도 ‘대과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다.‘배는 귀신이 먹는 과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동안 배는 제사용이나 선물용으로 많이 소비돼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제사문화가 없는 서양인들의 경우에는 배를 살 때 관상보다는 식음을 기준잣대로 상품 평가를 하기 때문에 굳이 대과를 찾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중소과를 선호하는 것은 먹을 때 편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생산자들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배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과와 매끈한 배가 가격을 높게 받기 때문에, 생산자들은 적과를 할 때부터 숫배(기형과)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또 생장기가 되면 열매에 지베르닌을 바르며 배가 더 크게 크게 성장하기를 애가 타게 바란다. 같은 맛과 품질이라도 중소과는 가격 경쟁에서 밀려버리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달 24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신고 배 특품 15kg은 설 연휴 이후 물량 부족 현상으로 대목이 끝났는데도 4만원까지 시세를 형성했다. 반면 보통품과 하품은 1만8천원, 1만5천원 시세를 보이며 특품과 큰 가격차이를 보였다. 작년에 생산된 배는 대과가 적고 병충해 입은 것이 많아 특품이 많지 않다. 그 물량마저 설대목에 많이 빠져나가버렸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는 특품 반입량이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보통품과 하품의 반입물량은 많을 수밖에 없다.배 생산농가는 똑같은 생산비용과 노력을 들여서 지은 농사라도 배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배값이 다르게 매겨지는 것이 농가에게는 이중고가 된다고 하소연한다. 생산농가는 낮은 경락가에도 작고, 못생긴 배를 만든 것이 꼭 죄라도 진 것 같아 값을 더 쳐달라는 요구를 할 수 없다.소비자의 인식이 바뀔 때 생산농가도 웃을 수 있으며, 소비자도 제대로 된 가격으로 좋은 배를 구입해 사먹을 수 있을 것이다.■최현주<취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