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감나무는 우리 민족 마음의 고향
원예 시론 / 감나무는 우리 민족 마음의 고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0.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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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원산으로 우리민족에게 무척 사랑 받는 나무이다. 특히 밤, 대추와 함께 삼실과(三實果)로서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 등 빠뜨릴 수 없는 제수 음식의 하나로서 우리 민족의 생활속에 깊이 뿌리 내려져 오고 있다.그래서 일까, 감나무는 옛적부터 조상님들에게 많은 예찬을 받아왔다. 속전시유칠절(俗傳枾有七絶)이라 하여 감의 7가지 덕을 알려왔는데 첫째 수명이 길고, 둘째 녹음이 짙고, 셋째 새가 집을 짓지 않으며, 넷째 벌레가 꼬이지 않고, 다섯째 단풍이 아름다우며, 여섯째 열매가 좋고, 일곱째 낙엽이 거름이 된다하여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좋은 나무라 예찬했다. 뿐만 아니라 감나무 잎은 글을 쓰는 종이가 된다하여 문(文)이 있고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으로 쓰였다 하여 무(武)가 있고, 과실의 겉과 속의 색깔이 같아 충(忠)이 있고, 노인도 치아 없이 먹을 수 있어 효(孝)가 있으며 서리가 내려도 늦게까지 나무에 매달려 있어 절(節)이 있다 하였다. 이것이 문무충효절의 감나무 오상(五常)이라고 했다.또한 감나무는 성스러운 열매가 달리는 나무라 하여 신성시 했는데 100년 된 감나무에는 1,000개의 감이 연다하여 자손 번창과 아들 낳길 비는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일부 지방에서는 그해 농사의 풍흉을 미리 알려주는 나무로 일컫고 있어 현대 사회에서 보면 조금은 과장 되어 있지만 옛날 하늘만 바라보며 농사짓던 옛 조상님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생각된다.그리고 성경에 이스라엘 민족은 추수할 때 여행자들이 이삭을 주울 수 있도록 곡식을 남기고 수확을 하는 후한 인심이 있다는 것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 민족도 가을에 감을 수확할 때 맨 꼭대기의 감을 까치나 까마귀의 몫으로 남겨두고 따지 않는 아름다운 민속이 지금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는 사람이 아닌 동물의 몫까지 염려한 군자국의 인심이 아닌가 생각해본다.감나무는 우리나라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고집스런 나무다. 도회지의 가로수나 집안 정원수로서 가을 계절감은 향수에 젖게 하는 매력도 가지고 있어서 으레 집안 한그루씩 자란 감나무와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어렸을 때 감나무 밑에 하얗게 떨어진 감꽃을 주어 실에 꿰어 목에 걸고 다니면서 좋아하며 먹기도 했던 추억, 감꽃 피는 보릿고개, 먹을 것 귀했던 시절에 어린 때를 보냈던 우리의 아버님 세대들에게 얼마나 아릿한 옛 추억이 생각날지 모른다. 그 옛날 할아버지께서 감을 딸 때 긴 장대(간짓대) 끝을 두 쪽으로 쪼개 그 사이에 쐐기를 박아 입을 벌리게 해서 감이 달린 나뭇가지를 그 입에 넣고 꺾어 따다가 혹시나 땅에 떨어지면 어찌나 아쉬워하시던 모습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특히 감나무는 가을을 상징하는 우리나라 대표적 나무로서 가을철 단풍도 아름답지만 낙엽이 진후 앙상한 가지에 매달린 다양한 모양의 빨간 예쁜 과실이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해 주므로 보고 즐기는 가을철 녹색 관광자원으로 유망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감 축제 등 지역 축제와 연계하여 감나무를 주요 관광지 도로변의 가로수 등 관광자원화 하여 그 지역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제공 행락객이 다시 찾는 길을 만들어 녹색관광 산업을 창출시키면 어떨는지 한번 권유해보고 싶다.감나무는 힘들게 살아가던 우리 옆에서 늘 서 있어서 어린시절을 지낸 고향과 흙냄새의 정취를 풍겨 주는 나무로 도시의 아파트 베란다에 분화1개, 가정주택 정원에 감나무 한그루씩 심어 우리 선조들에게도 있었고 우리에게도 있었듯이 우리자손들에게도 마음을 영원히 지켜주는 감나무 한그루가 늘 주변에 서 있기를 기원해본다.■조광식<농진청 배시험장 농촌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