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 / 재 / 수 / 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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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0.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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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수준 한파 난방비 지원 절실

   
올해는 경인년, 호랑이해다. 그것도 백호랑이 해다. 예로부터 백색의 동물은 신성이 깃든 동물로 여겨 숭배하곤 하던 풍습이 있다. 그래서일까. 올해는 1월 시작부터 서울 경기 지역에 백년만의 폭설이 내리고, 매서운 한파가 지속되며 눈의 흔적은 아직까지 도시를 하얀 풍경화로 남겨두고 있다.10살 미만의 어린아이들은 처음으로 겨울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다는 걸 배웠을 것이다. 그러나 시설재배 농가들은 그렇지 않다. 겨울이 이토록 잔인하고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을 톡톡히 알았을 것이다. 특히 화훼농가들은 꽃을 생산하려면 어쩔 수 없이 하우스 내부 온도를 꽃의 개화 환경에 맞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겨울이 추워지면 추워질수록 난방비가 더 들어간다. 경기도 일대의 한 화훼농가는 난방비가 전년도보다 30%는 더 들어가고 있어 빚이라도 내야 하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렇다고 화훼 소비가 활발한 것도 아니어서 화훼농가들은 꽃을 출하하면서도 이윤이 나지 않는 장사를 하고 있는 판국이다. 경기가 빙판처럼 얼어붙었으니 사람들이라고 꽃을 선뜻 살 리가 없다. 백합이나 심비디움 같은 수출농가들은 그나마 형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수용 화훼 재배 농가들은 국내 화훼소비 침체에 지속되는 한파로 인한 난방비 상승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막막하다. 그 난방비라는 것이 또 ‘한두 푼’이 아니다. 2천 평 하우스에 하루 드는 기름값만 80만원을 웃돈다.지금 화훼농가들은 작년 한해 화훼 경기가 좋아서 이 겨울을 잘 버틸 경제적 연료가 넉넉한 형편이 아니다. 그건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화훼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나름대로 고분군투한 정부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이제까지 정부는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농가들에게 작물 보험 등을 통해 일정 정도 보상지원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겨울에 기온이 너무 떨어졌다는 이유로 화훼농가들에게 생산비 면목으로 난방비가 지원된 전례는 없다. 겨울이 추운 것은 당연하고, 그래서 재해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2월이면 졸업시즌이 다가온다. 그때까지 화훼농가들이 이 겨울을 어떻게 버텨나갈까를 생각해본다. 앞으로 기름 등 연료값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고, 이상기온 현상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화훼농가에게는 이보다 더 잔인한 겨울이 또 찾아올 수 있다. 정부는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최현주<취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