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기회의 사과
원예 시론 / 기회의 사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0.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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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사과 소비 확대를 위해 많은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지마다 사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저마다 각 지역에서 생산된 사과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판촉에 나서고 있지만 생각처럼 소비가 많아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축제의 들뜬 분위기가 가라앉고 냉철하게 사과 산업이 당면한 문제와 맞닥뜨리면 해법이 결코 쉽지 않음을 느낀다. 우리가 가진 기회의 사과는 과연 무엇일까! 사과의 맛, 색깔, 모양이라는 전통적인 가치에 더해서 사과의 기능성이라는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요즘이지만 ‘이것만으로 지속적인 소득유지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런 면에서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농업의 생존을 위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사과원이 단순히 사과만을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국민의 휴양 시설과 공간이 되어 누구나 가서 즐거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가자는 것이 이 운동의 핵심골자이다. 이태리 남티롤 지역의 많은 사과 농가의 사례에서와 같이 우리 사과 농업과 농업인이 추구해야할 방향은 관광 자원화할 수 있는 깨끗한 농촌 만들기, 언제 어디서나 국민 모두가 즐겨 먹을 수 있는 안전하고 맛있는 사과 만들기, 또한 이를 농업인의 삶과 철학으로 승화할 수 있는 의식 선진화라는 세가지 실천 사항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그동안의 생산 위주의 정책 지원에서 벗어나 농업인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낙후된 농업, 농촌, 농업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변화와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전국의 농촌 마을을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서 가보고 싶은 농촌마을의 대표적인 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농업인 역시 ‘기회와 희망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깊이 인식해야 할 때이다. 수년간의 호황기는 뒤로 떨쳐버리고 앞으로 험난한 파고를 위해 무엇을 해야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인류 역사를 바꾼 네 개의 사과!” 아담의 사과, 빌헬름 텔의 사과, 뉴턴의 사과, 마지막으로 우리 사과 재배농업인들이 가진 기회의 사과를 말함이다. 2003년부터 사과시험장 입구 벽면에 나붙은 이 한 줄의 글귀에서 우리는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린다.■이동혁<농진청 사과시험장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