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 / 재 / 수 / 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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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9.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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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과일 산지폐기 볼 수 없게 되길 소망

   
“산지폐기만이 과일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잔인한 말이 올해에도 사과, 배 과원에서 실시될 것인가 두고 보게 된다. 추석을 앞두고 비싸야 정상일 사과, 배 가격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과, 배의 출하량이 증가해서다.사과는 9월 출하량만 작년대비 29.6%가, 배는 25% 증가했다. 사과는 재배면적 증가로 배는 늦은 추석으로 물량이 한 달에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더군다나 기후까지 양호해 낙과도 많지 않아 결실은 그대로 상품이 돼버렸다. 그래서일까. 대형할인마트에서는 최근 사과 중품 7개짜리가 한 바구니로 3천원에, 배는 3개 4천원에 한 바구니로 팔려나가는, 작년까지만 해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은 추석물가 안정을 위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사과, 배를 포함한 21개 추석명절 품목에 대한 가격을 집중관리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는 그 리스트에서 사과, 배를 제외시켜야만 할 것 같다. 가락시장에서는 지난주 도매가격으로 홍로 상품 15kg이 2만7천원선에, 신고는 2만5천원선에서 거래됐다. 평년가격 각각 4만원대, 2만8천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과는 1만3천원이, 신고는 3천원정도가 떨어진 셈이다추석을 한 주 앞둔 25일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가들은 죽을 맛이다. 10월 이후 과일가격을 조금이라도 보장받으려면 이렇게라도 소진을 시켜야 하는 수밖에 없다. 마음이 아프겠지만 그게 현재 과수농가의 처지다. 그러나 10월 이후에도 물량이 과잉으로 유통된다면 그래서 가격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면 돌파구는 오직 하나뿐이다. 산지폐기다. 물론 작년에도 배는 산지폐기 됐고, 정부는 그것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반면 쌀에 대해서는 산지폐기 한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 쌀 가격안정을 위해 정부는 쌀을 대량 공매하고, 시장방출도 최대한 자제시키며, 떡볶이 연구소, 양조공장 등을 통해 쌀 소비를 촉진시키는 등 다양한 면에서 가격안정정책을 펼치고 있다. 과일 과잉출하시에도 그랬을까. 아니다. 땅속에 꼭꼭 묻어버리는 것밖에 가장 좋은 대안이 없다고, 그게 비용면에서도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게 정부 입장이었다.그러나 과연 그 방법만이 최선인지, 과일가격 폭락을 방지할 수 있는 수급조절 정책이 선행될 수는 없었는지를 묻고 싶다. ‘산지폐기’ 그 잔인한 실천이 올해는 과수농가에서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과일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현명한 대책마련을 앞으로 기대해본다.■최현주<취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