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고려인삼, 친환경 재배만이 살길이다
원예 시론 / 고려인삼, 친환경 재배만이 살길이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9.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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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진생“(Ko-rean ginseng, 고려인삼)은 반도체, 조선, 휴대폰, 자동차 등과 같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일류상품 20개 품목 가운데 9위로 선정될 만큼 세계적 브랜드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대표특산품이자 문화상품이다.현재 인삼은 매년 약 9천만불 내외를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어 김치와 더불어 가장 유망한 수출작목 중의 하나이며, 500여 중소업체에서 인삼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고용창출효과가 큰 작목이기도 하다.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의 고려인삼은 경쟁자 없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해 왔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는 캐나다에서도 화기삼(American ginseng)을 본격적으로 생산·수출하여 홍콩시장에서 우리의 백삼시장을 점령했으며, 미국에서도 깊은 산속에서 야생삼을 채취하고 청정도를 내세워 비싼 가격에 수출하고 있어 고려인삼의 위치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한편, 2000년대 초반까지만 중국산 인삼은 우리보다 품질이 떨어지고 홍삼 가공기술 수준도 낮았으나 2005년부터 중국인삼의 주산지인 길림성 정부의 주도 아래 품질 향상 및 홍삼 가공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정책을 수립하고 한국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려는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재배기술의 개발·보급을 통해 농약 잔류가 없는 안전한 인삼 생산에 역점을 두고 있어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는 인삼의 안전성보다 수량성 향상에 관심을 두어 농약사용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부문별한 농약 사용으로 인해 농약잔류의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으며, 급기야 대미 수출품에서 농약이 검출되어 반품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식품의 안전성을 중요시하는 국내외 소비자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화학농약의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친환경제제만을 사용하여 재배하는 친환경 재배기술 개발·보급에 역점을 두고 추진한 결과 최근에는 국제적 기준의 안전성이 확보되어 수출에도 문제가 없는 수준에 도달하게 되었다.최근 웰빙 추세에 따라 안전한 식품을 소비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경쟁상대인 중국, 캐나다, 미국 등은 친환경재배를 통해 안전성이 확보된 깨끗한 인삼을 생산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약에 FTA가 타결되어 점차 외국 인삼의 수입이 늘어난다면 우리는 외국과 경쟁하여 이길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해진다. 친환경 인삼 재배기술의 개발과 신속한 보급을 위해 정부·민간 모두 협력해야하며, 경영비 절감을 통한 지속적인 생산비 절감 노력만이 우리의 고려인삼을 지키고 그 명성을 후손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길이다.■이성우<농진청 인삼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