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국내산 단호박 최고의 맛으로 승부하자!
원예 시론 / 국내산 단호박 최고의 맛으로 승부하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9.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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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에 많이 들어있는 β-카로틴은 항암 효과는 물론 감기 예방과 피부 미용, 변비 예방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단호박이 가진 당분은 소화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산모 등 회복기의 환자에게도 좋다. 이 밖에도 비타민 B1, B2, C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비타민의 보고라고 인식되고 있다.이와 같이 단호박은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아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샐러드, 단호박죽 등 수십 가지의 요리 방법이 개발되어 젊은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4년 375ha에 불과하던 재배면적이 2008년에는 1,590ha로 증가하였으며,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2000년에 900톤(42만불)에 불과하던 수입량이 2007년에는 2만톤(1400만불)으로, 물량으로는 22배, 금액으로는 33배가 증가하였는데, 대부분 뉴질랜드산으로 2월부터 5월까지가 주된 수입시기이며, 10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이 같이 외국산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단호박은 장기 저장을 할 경우 전분의 함량이 감소되어 타박타박한 맛이 없어지는 것도 한 가지 원인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국내산 과실의 품질, 특히 단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일반적으로 단호박은 개화 후 20~25일이 되면 크기가 완성되고, 그 후부터 전분의 축적이 급격히 증가되어 개화 후 35일경이 되면 전분 함량이 최대에 달한다. 이 시기가 단호박의 수확 적기이며, 적기에 수확된 과실은 20~30일의 후숙 과정을 거치는 동안 전분이 당으로 변하므로 당 함량이 최대에 달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단호박의 수확시기가 장마기와 겹치는데, 포장에 방치하면 할수록 침수 등으로 인하여 과실이 부패할 우려가 크다.따라서 많은 농가에서는 완숙은 덜 되었지만, 외관상으로는 다 자란 미숙과를 수확하여 유통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미숙과는 전분의 축적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수확 후 후숙을 시켜도 당도의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수원의 대형 마트 4개소에서 수집한 단호박의 당도를 조사한 결과, 절반 정도의 과실이 당도 10°Brix에도 미치지 못하였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맛이 있다. 다시 구입할 의사가 있다’라고 판단되는 당도 12°Brix 이상의 과실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국내산 단호박의 당도가 낮은 원인은, 미숙과를 수확하거나 충분히 후숙시키지 않은 과실을 유통시키기 때문인데, 당도 10°Brix 이하의 맛없는 과실을 유통시키는 것은 국내산 단호박의 소비자 신뢰도를 떨어뜨려 상대적으로 당도가 높은 수입산 과실을 선호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국내 단호박 재배 농가의 붕괴를 초래하고 수입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유통업체에서도 반드시 완숙과를 구입하여 충분히 후숙시킨 후, 당 함량이 충분히 높아진 단호박을 소비자에게 공급해야 한다.이와 같은 방법으로 생산자와 유통업자가 하나가 되어 최고 품질의 과실을 유통시킨다면, 그 동안 실추된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되어 국내산 단호박의 소비가 촉진될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들의 입맛 충족과 국민의 보건 향상은 물론, 차별화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어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재욱<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