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물 아끼고 재활용하는 지혜갖자
원예 시론 / 물 아끼고 재활용하는 지혜갖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9.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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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물쓰듯 한다“는 우리 옛 속담이 있다. 우리는 그동안 돈을 아낄 줄 모르고 헤프게 쓸 때 ‘돈을 물 쓰듯 한다’는 말을 쓰곤 했다. 그만큼 물은 우리가 필요할 때 마음껏 쓸 수 있는 흔한 것으로 인식되어 고마움과 얼마나 귀한지 모르고 하찮게 여기며 살아 왔다.1990년에 유엔에서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로 분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저 딴세상 얘기로 무시해 왔다.그러나 23년 만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으로 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강원남부지역 자락 태백 사람들의 어려움을 보고 물부족 사태의 심각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백두대간의 심장부이며 우리의 젓줄인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로 예부터 물이 좋고 풍부했던 태백의 개천에서 물이 없어 물고기가 죽어가는 장면의 뉴스는 우리에게 더 큰 충격이었다. 태백지역의 물부족사태를 통해 앞으로 물이 부족한 세상을 살아가야할 우리 모습을 그려보니 시계를 삼사십년 전으로 돌린 듯 하여 가슴이 저미어 온다. 수도꼭지만 틀면 콸콸나오는 물을 쓰면서 물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겐 쉽게 그려지지 않겠지만, 재래식 화장실, 공동우물, 부엌 귀퉁이의 물독, 물지게, 지붕처마밑에 빗물받는 물독…,이런것이 상수도와 가정용펌프가 공급되지 않았던 시절의 모습이었다.현재 우리가 하루에 사용하는 생활용수는 388리터로 우리보다도 더 잘사는 프랑스, 영국, 일본보다도 더 풍족하게 사용한다고 한다. 혹 우리는 물을 생각없이 낭비하지는 않았는지? 각자가 물쓰는 습관이 옳았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농업용 등 산업용으로 쓰는 물도 줄일 수 있는 요인이 없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물을 아끼고 모우기 위해 다함께 노력했으면 한다.빗물박사로 알려진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한무영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비가 여름에 집중되고 산이 많은 나라에서는 빗물을 모아서 쓰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며, “기후변화에 의한 집중형 강우에 대비하고 저탄소형 사회를 위해서는 빗물을 더 많이 모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필자도 흘러버리는 빗물을 모아, 아껴서 사용하고, 다시활용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 생각한다.농촌진흥청에서도 물부족에 대비해 수년전부터 시설원예용 유리온실과 비닐하우스단지에 빗물을 모으는 장치와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연구를 해 오고 있다. 또한 시설원예주산지에서 난방용 기름값을 줄이기 위해 지하수를 이중 피복면 사이에 살수하여 피복면을 통한 열손실을 방지하고 부분적인 난방효과도 지닌 수막(水膜, Water curtain)재배를 많이 해왔으나 한번 사용한 지하수를 흘려버리는 방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물 낭비가 심하여 수년전에 이를 개선한 순환식 수막재배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시스템은 사용한 물을 회수하여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기존 수막재배시스템에 비해 지하수 사용량을 60~80%까지 줄일 수 있다. 시설원예용 난방에너지와 물 절약의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이시스템이 조기에 보급되어 난방비와 물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 농촌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물부족 해결을 위해 정부, 지자체, 기업체, 우리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물이 가까이에 없어 500m 넘는 거리를 물지게로 지고 날랐던 어려웠던 시절의 우리 선조들의 물절약 정신을 되살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물을 물쓰듯’ 하지 말고 ‘물을 돈쓰듯’ 아끼고 모으는 지혜를 발휘해야 겠다.■박동금<농진청 원예연구지원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