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결산-품목농협 조합장이 바라본 원예산업 - 감귤
2023년 결산-품목농협 조합장이 바라본 원예산업 - 감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12.2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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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일 영원한 비타민 공급터 ‘감귤’ 사명과 의지로 안정적 공급
기후위기 속 선제적 대응 필요
유통체계 혁신 통한 판매농협 구현
송창구(제주감귤농협 조합장)
송 창 구
(제주감귤농협 조합장)

올 한해는 우리 농업여건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해 원자재, 인건비 상승 및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소비가 둔화가 됐던 가운데 노지감귤 생산량이 전년도와 비슷한 42만6천 톤 가량 생산됐다.

특히 하우스 감귤은 전년대비 113% 수준으로 극조기·조기가온 물량이 증가했으며 노지감귤 생산량은 전년대비 115% 출하됐는데 이는 좋지 않은 기상여건으로 타과일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로 인한 감귤소비로 가격상승과 출하물량이 앞당겨지는 지렛대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요즘 노지감귤 출하 막바지에 감귤농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한데 소비자 물가 상승이라는 요인을 잡고자하는 행정당국의 바람에 불구하고 20여년 만에 맞아온 감귤가격이 반길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올해는 기후 변화에 따른 온난화는 기후뿐만 아니라 예측 불가한 극한의 기상 내습이 더 우려되는 상황으로 금년에 겪었던 기상에 따른 감귤산업에 여러 가지 영향을 끼치었다.

올해 장마철 집중 호우 후 단경기에 과실 수급 부족으로 하우스 밀감의 가격이 상승됐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유류 가온 형태에서 절전형 에너지 절감 전기가온 형식으로 꾸준히 투자, 변경이 이뤄지면서 안정적으로 생산량을 유지해 온 결과라고 평가한다. 저비용 안정적 생산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여건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1월로 이어진 한파는 노지에서 육묘하는 묘목에 동해 피해를 주어 농가 수급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이식 후 초기 생육을 더디게 했다. 이러한 상황은 보다 높은 온도를 필요로 하는 만숙성 감귤을 시설 내에서 육묘해 충실 건전 대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게 했다.
 

지난 12월에 열린 감귤박람회에 소비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지난 12월에 열린 감귤박람회에 소비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개화 후 생리 낙과기에 고온으로 인해 과실 껍질이 채 발달하기 전 과실 비대가 앞당겨지고 비대 최성기인 7월, 8월에 건조가 이어진 후 3∼4일간의 강우에 인한 열과는 심각한 수준이었으며 감귤 생산량에도 직접으로 영향을 줬다. 열과 된 과실의 손실뿐만 아니라 열과 후 낙과된 나무의 나머지 과실이 상대적으로 과실이 더 커지게 되면서 비상품과의 범위에 해당 되어 2중의 피해를 보게 된 바도 있다. 

보통 9월 말 또는 10월 상순이면 노지에서든 시설 내 하우스에서든 병해충 방제가 종료되는데 10월, 11월의 예년보다 높은 온도가 이어지면서 총채벌레, 귤응애의 발생량이 많아 울며 겨자먹기식의 추가적인 방제로 인해 농가의 노고가 필요이상으로 많이 들어갔다. 
 

감귤농원
감귤농원

뿐만 아니라 여름순 발아에 이어 가을철 기온 상승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발아하는 가을순을 정리해야 하는 어려움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높은 온도가 유지되는 11월 하순에 느닷없이 내린 우박은 밀감의 상품성을 떨어뜨려 경락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참으로 어려웠던 다양한 기억들이 스쳐간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 기상에 따른 역기능도 있지만 순기능도 있어서 감귤 농가의 숨을 돌리게도 했다. 감귤 과즙 중의 당도는 과실이 커가면서 완만하게 오르지만 10∼11월에는 급속하게 증가하는데 이 시기의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5∼50% 수준으로 매우 적어서 당도 축적이 충분이 이뤄졌다. 이에 힘입어 고당도 감귤 생산 비율이 높아지고 전체적인 품질 수준이 올라 가게 돼 소비자의 호응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그 결과 가격이 높게 형성됐고 감귤 농가의 자부심도 높아진 한 해였다고 평가된다. 

내년에도 물론 예상치 못한 이와 유사한 상황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것이며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보다 선제적으로 예측하여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 

이에 18년 동안 운영해오는 브랜드감귤 대학 과정과, 여성농업인 아카데미 과정 그리고 맞춤형 현장영농 교육을 통해 안정 생산을 해치는 기후 상황을 예측하고 이에 따른 경감 대책을 전파해 안정생산 및 고품질 감귤을 생산을 통한 소득증대를 도모 할 것이다.

우선 고품질 과실의 안정 생산을 위해 향상에 한계가 있는 노후목의 신품종 대체와 조합원 요청 신품종을 보급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다음으로 감귤전문농협 위상 구축을 위해 생산 유통체계의 혁신을 통한 ‘판매농협’을 구현하기 위해 브랜드급 감귤 확대 생산 및 생산된 감귤의 철저한 품질관리로 브랜드화 비율 향상을 통해 소득을 창출할 것이다.

새로운 감귤대학나무 명성을 위한 초석이 품종보급에 있듯이 감귤농업인들의 고품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달려가야 한다. 감귤농협과 서귀포시와 공동으로 공급하는 3년생 건전대묘 ‘유라조생’을 통해 이들이 4∼5년 후 성목기에 이르렀을 때 한 단계 높아진 감귤 품질을 한 수준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제주감귤산업은 순탄치 않은 기상여건의 반복과 생산비 상승의 외부여건 속에서도 ‘국민 과일, 영원한 비타민의 공급처’인 감귤을 사명과 의지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