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산물 유통구조 이끌어가는 품목농협 - 대관령원예농협
지역농산물 유통구조 이끌어가는 품목농협 - 대관령원예농협
  • 권성환
  • 승인 2025.07.03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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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소득 안정 … 유통혁신 대표 모델 부상
고랭지 배추밭
고랭지 배추밭

대관령원예농협(조합장 이준연)이 고랭지 채소의 전국 분산 출하를 이끄는 공판사업과 계약재배 중심의 수급안정화사업을 양축으로, 품목농협 유통혁신의 대표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고랭지 채소 유통의 허브로 자리매김한 대관령원예농협은, 계획생산과 정밀출하, 정책 연계 수급조절까지 아우르는 입체적 유통 전략을 구축해 왔다.
이러한 노력은 2024년 농산물 도매유통 연도대상 전국 1위 수상이라는 실적으로 입증됐다.
기후위기와 수입개방, 도매시장 과잉경쟁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산지가 유통의 출발점이자 중심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낸 대관령원예농협.
이들의 유통 전략은 단순 실적을 넘어, 농가 소득을 안정시키고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농업 유통의 공공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 고랭지 채소 유통 허브 자리매김 

대관령원예농협이 고랭지 채소의 유통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99년 개장한 공판장은 지난 26년간 고랭지 채소의 수급 안정과 가격 형성을 주도하며, 농산물 산지유통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총 1,084평 규모의 공판시설은 경매동(614평), 창고동(400평), 사무동(70평)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년 7월 초부터 약 4개월간 성출하시기를 중심으로 본격 운영된다. 
평창군을 비롯한 강원 고랭지 지역에서 생산된 배추, 양배추, 감자, 당근, 고추, 피망 등 엽채류와 근채류, 과채류가 집중 출하된다.
대관령원예농협 공판사업소는 단순한 경매장이 아니다. 출하 농가와 작목반, 수집상 등을 대상으로 한 사전 출하지도와 품질관리 교육을 통해 산지 단계에서 고품질 생산 유도 → 신속한 경매공급 → 전국 분산 출하라는 체계적 유통 구조를 정착시켰다.
특히 전국 각지에 영업소를 두고 있는 중도매인들이 현장 경매에 참여함으로써, 출하된 채소는 산지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전국 도매시장으로 분산 유통된다. 
이 같은 구조는 채소 신선도를 극대화함은 물론, 지역 생산물의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공판사업소 관계자는 “가격을 산지가 주도하고, 공급을 산지에서 계획하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며 “경매장을 중심으로 농가, 중도매인, 소비지 간 신뢰 기반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공판사업은 농가 소득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약 800여 농가가 공판 출하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관령원예농협은 이들 농가를 대상으로 품목별 출하시기 및 물량 조절, 사전 안내 등을 통해 시장 공급과잉 방지와 가격 안정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공판사업은 조합의 전략적 유통사업과도 맞닿아 있다. 대관령원예농협은 도매시장 중심 유통에만 의존하지 않고, 계약재배·절임배추 출하조절시설·비축사업 등과 연계해 출하 시점과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병행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공판은 단순 가격 형성 기능을 넘어, 조합의 전체 수급 전략 안에서 ‘시장 조절의 촉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이준연 조합장은 “공판사업은 단순한 중개 기능을 넘어, 산지 조직이 유통의 주도권을 쥐는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조합이 농산물 가격의 기준점을 만드는 ‘산지형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공판사업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공판장 초매식
2024년 공판장 초매식

# 채소수급안정화사업 통해 고랭지 농가의 ‘버팀목’ 역할

기상이변과 수입산 채소 증가로 국내 고랭지 채소 시장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산 과잉과 가격 폭락, 반대로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이 해마다 되풀이되는 상황에서, 대관령원예농협은 채소수급안정화사업을 통해 계획 생산·탄력 출하·시장 조절의 3박자를 갖춘 유통 전략을 선도하고 있다. 
대관령원예농협은 무, 배추, 양상추 등 고랭지 채소를 중심으로 전국 단위 계약재배 체계를 구축해, 산지 물량을 조절하고 시장에 맞는 시점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농가의 소득을 안정시키고 있다.  
사업의 핵심은 명확하다. 농가는 농협과 사전 계약을 맺고 재배하며, 농협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저온저장·산지폐기·비축공급 등 수급안정 정책을 탄력적으로 가동한다. 생산과 유통의 주체가 분리되지 않고, 같은 조직 내에서 기획부터 실행까지 일원화돼 있어 수급 조절의 실효성이 높다는 것이 이 모델의 가장 큰 강점이다. 
채소수급사업소는 총 4,317평(14,270㎡) 부지에 저장고, 절임시설, 사무공간 등을 갖춘 HACCP 인증 사업장으로, 54명의 전문 인력이 상시 근무하며 수급관리와 품질검사, 물량 배분을 총괄하고 있다.
사업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관령원예농협은 사계절 계약재배 시스템을 통해 전국 단위로 작형 분산과 공급 시기 조절을 병행하고 있다.
△봄배추는 충남 예산과 경북 문경, 강원 평창 △여름배추는 평창과 정선, △가을배추는 해남과 강릉, △겨울배추는 진도·해남 등에서 조달된다.
이는 특정 지역의 기상 변수나 수급 충격이 전국 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계약물량의 안정적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
계약재배 방식은 매취 90%, 수탁 10% 비율로 운영되며, 수탁 전환은 농가의 요청 시 가능하다. 계약 단가는 조합 내부 ‘경제사업리스크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되며, 농가 설명회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된다. 
농가는 정식 후 20일까지 관리(물관리, 제초관리는 농가)하고 정식 20일 이후~수확시기까지는 농협이 책임 전담관리(약제살포, 생육관리 등)한다. 이는 농협이 산지수집상의 역할을 하는 셈인데, 계약 시점이 민간보다 빠르고 농협으로서 공공성을 담보한다는 특징이 있다.

대관령원예농협은 지난 3월 농산물 도매유통 연도대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대관령원예농협은 지난 3월 농산물 도매유통 연도대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 채소수급·공판·비축까지 입체적 전략… 전국 농협 중 도매유통 1위

이러한 전략적 유통사업의 성과는 2024년 농산물 도매유통 연도대상 수상이라는 쾌거로 입증됐다.
대관령원예농협은 지난 3월, 농협경제지주 주관 ‘2024년 농산물 도매유통 연도대상’에서 전국 1위에 선정되며, 산지조직 주도의 유통 혁신 모델을 실적으로 증명해냈다.
2024년 한 해 동안 대관령원예농협이 기록한 도매유통 매출은 1,056억 8,900만 원으로, 전년도 실적인 819억 4,200만 원보다 237억 4,700만 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9%의 성장률로, 전국 1,111여 개 지역 농협 중 가장 높은 실적 상승 폭이다. 공판사업, 계약재배, 수급안정화사업, 정부 비축 연계까지 다층적인 유통전략이 종합적으로 작동한 결과다.
세부 부문별 실적을 보면, 채소사업소는 절임배추 및 출하조절시설 운영을 통해 664억 600만 원을 기록해 전체 유통 매출의 62.8%를 차지했다.
유통사업소는 씨감자, 쌈배추, 당근, 양상추, 무, 신선편이 농산물 등 고랭지 중심 품목으로 291억 6,7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공판사업소는 배추, 양배추, 고추, 피망, 감자 등 주요 품목 경매를 통해 83억 2,800만 원의 유통 실적을 기록했으며, 장평지점은 가공용 감자 중심으로 17억 8,8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배추출하조절시설의 체계적 운영 성과가 주목을 받았다. 평시에는 절임배추 및 자체 소비를 통해 수급을 조절하고, 시장 가격 불안정 시에는 정부의 출하 지시에 따라 비축 물량을 방출함으로써 배추 가격 안정의 핵심 기반으로 작동했다. 이 시설은 산지조직이 정책 유통과 수급시장 양쪽을 동시에 조율하는 연계형 유통 플랫폼으로, 정부 정책의 실효성 제고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뷰 / 이준연 조합장
농산물 대상, 생산·유통·정책의 삼박자 결과

“고랭지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과 유통, 그리고 정부 정책과의 유기적 연계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이준연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장은 ‘2024년 농산물 도매유통 연도대상’ 전국 1위 수상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앞으로도 농가 소득 안정과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한 선도적 유통 모델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판사업과 채소수급안정화사업, 출하조절시설 운영 등을 통해 산지에서 수급과 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 유통 구조를 조합이 주도해왔다”며, “농가는 계획적으로 생산하고, 조합은 수급을 관리하고, 소비자는 믿고 선택하는 시스템이 정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상기후 심화로 지난해 배추가 녹아내려 수확조차 못한 농가도 있었던 만큼, 기후 대응과 농가 권익 보호에도 조합이 더욱 책임감을 갖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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