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결산-품목농협 조합장이 바라본 원예산업 - 인삼
2023년 결산-품목농협 조합장이 바라본 원예산업 - 인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12.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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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홍삼·인삼농협 매장 브랜드 통합 ‘시너지’
신인성(전북인삼농협 조합장)
신 인 성
(전북인삼농협 조합장)

12월에 반팔을 입을 정도로 기온이 올라가더니만 이번 주는 매서운 한파로 얼어붙은 인삼업계를 더욱 춥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2023년 인삼업계는 그 어느 때 보다 힘들고 어려운 한 해였다.
4월 중하순에 꽃샘추위로 인삼냉해 피해가 발생하고,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과 지속적인 강우로 잘 자란 인삼이 그 어느 해보다 많이 썩어 없어져 수확량이 반토막이 난 농가도 많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농가에서 뿌리가 큰 인삼은 썩어 없어져서 수확량은 많이 감소했고 난발삼 및 파삼의 비율이 증가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평균인삼가격은 많이 하락했는데 원삼 비율이 줄어들다 보니 원삼가격은 가격이 유지되고, 비율이 증가한 난발삼 및 원료삼 가격은 곤두박질 쳐 원삼과 원료삼과의 인삼가격 격차가 그 어느해보다 벌어진 한해가 됐다.
수삼 가격 하락의 원인은 경기침체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감소 및 코로나로19로 인한 해외수출 정체, 복용이 용이한 제품 소비 등의 소비트렌드 변화, 다년생인 인삼의 특성으로 인한 수급 시간차 등으로 주요 원인으로 알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등이 힘을 합쳐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 28개소를 중심으로 최대 50% 할인행사와 한국인삼협회의 소비촉진 홍보 캠페인, 공영홈쇼핑 판매, 지차체 자체 소비 촉진행사 등 어려운 인삼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기관이 힘을 합친 한해였다.
또한 인삼산업법 개정으로 인삼경작신고 의무화가 이뤄져 재배면적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파악해 인삼수급 관련 정책 추진과 정보를 제공하는 기초가 마련된 점이다.
앞으로 전근대적인 수삼의 유통구조도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베트남 등 해외에서는 수삼의 거래단위를 kg으로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와 인삼업계 협의를 통해 kg단위로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원삼을 예를 들면  25g, 50g, 75g, 125g, 150g, 250g 무게를 기준으로 품위 종류를 축소해 많은 품위의 수삼선별로 인한 비용과 시간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인삼농협도 경영여건이 양호한 편은 아니지만 인삼가격하락으로 인해 시름이 깊어진 농가의 소득 감소를 줄이기 위해 2023년에 6년근 원료삼 수매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농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다.
2024년도에도 지속적인 경영효율화를 이끌어 내고 재무구조개선을 통해 전북인삼농협 발전과 조합원의 소득증대를 위해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전북인삼농협은 인삼소비촉진을 위한 판촉행사에 앞장서고 있다.
전북인삼농협은 인삼소비촉진을 위한 판촉행사에 앞장서고 있다.

# 생산·유통·가공 난제 많아

생산부문의 가장 큰 문제는 재배 적지 확보다. 인삼은 연작 시 뿌리썩음병이 발생해 기존 재배지를 6~10년간 휴작해야 하는데, 대체 재배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기존 재배농가는 고령화됐고, 인력을 대체할 기계화율도 미미한 수준이다.수삼은 등급화·표준화되지 못한 게 치명적인 흠이다. 등급이 40여종에 달해 상인들의 주관적 판단으로 등급별 판매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생산자·소비자가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가공부문에서는 제품개발과 마케팅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가짜 홍삼제품까지 나돌아 소비자 신뢰도를 깎아먹고 있다. 수출은 일부 국가에 치중돼 있다. 지난해 수출국이 104개국에 달하지만, 홍콩·중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4개국 수출액이 전체의 78.8%나 된다. 수출실적은 답보 상태다.

# 안정적 생산기반 마련해야

일정규모의 생산기반 확보가 필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생산기반이 무너지면 경쟁력 강화도 힘들기 때문이다. 객토 등 기존 경작지의 휴면기간을 단축할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고, 야산 개발 등을 통한 대체 재배지 확보도 서둘러야 한다. 인력 확충도 과제다. 귀농인과 신규 참여농가에 대한 맞춤형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기존 영농승계자에 대한 세제지원 강화 등이 요구된다. 안전성 확보와 기계화도 중요하다. 이력추적관리시스템과 농산물우수관리(GAP)인증 제도를 활성화하고, 재배 과정을 최대한 기계화로 대체해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사안이다.

​​​​​​​# 유통구조 개선 시급

수삼의 유통체계 개선은 난제이자 필수과제다. 현재의 유통구조로는 한계가 있어 수삼의 등급기준·등급수·거래단위·거래규격·거래방식·거래시설 등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인삼제품은 소비자 위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제품의 성분·규격 등을 표준화하고, 안전성 인증시스템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화에 대한 요구도 높다. 
전창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업체와 농협 등은 규모화·조직화해야 국내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브랜드 등에 대한 통합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협홍삼과 11개 인삼농협은 올해 안에 46개 인삼매장의 통합을 완료할 계획이고, 인삼 브랜드의 통합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수출시장 개척 적극 나서야

수출국과 수출상품의 다변화도 시급한 현안이다. 6년근뿐만 아니라 4~5년근을 수출상품화해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정책적으로는 승열작용 등 한국인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해외홍보를 강화하고, 독점적 지위를 가진 대기업보다는 생산자단체와 중소업체 육성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