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결산-품목농협 조합장이 바라본 원예산업 - 화훼
2023년 결산-품목농협 조합장이 바라본 원예산업 - 화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12.2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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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사업 등 화훼소비 확대 위한 마케팅 방안 발굴
유석룡(한국화훼농협 조합장)
유 석 룡
(한국화훼농협 조합장)

각종 재연재해로 인한 화훼 농가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자연재해는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농가들의 우려가 높다.
이같은 상황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는 그 빈번함과 피해 규모가 개별 농가에서 자기 농장 시설관리를 철저히 하는 수준으로 해결되는 상황이 아니다. 첨단 관측설비를 통한 정확한 예측과 신속한 정보공유, 그리고 각 지역사회의 도로와 하천, 그리고 배수로 등 사회 기반시설의 정비 등은 정부의 역할일 것이고, 혹독한 기상조건을 최대한 이겨내는 양질의 영농자재를 발굴하고 보급하는 것은 농협을 비롯한 농민단체의 몫일 것이다. 농가들 또한 최근 빈번해진 자연재해가 영농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늘 인지하고, 합리적인 영농계획 수립, 적절한 시설투자 등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기세, 난방비 등 각종 생산비 등 천정부지로 올라 화훼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분야부터 하나씩 접근해 나가야 한다. 우선 농가의 전기요금 부담 경감을 위해서 농업용 심야전기 요금의 할인적용을 현실화하기 위해서 국회를 비롯한 여러 유관기관과 열심히 협의중에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목소리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업계 관련 종사자 모두가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 온라인 인증제 도입돼야

최근 화훼 온라인 유통이 급부상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은 이미 대세이고,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시스템을 이용해서 고소득을 올리는 일반인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품질관리, 고객관리, 배송관리 등에 실패하여 도태되는, 수많은 온라인 유통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온라인 화훼판매 분야에 있어서는 ‘온라인 마케터 인증제’ 도입이나 ‘그린마케터 교육’ 실시 등을 통해서, 소비자로 하여금 ‘꽃을 온라인으로 구매해도 믿을만 하다’라는 인식을 확대시킨다면, 궁극적으로 화훼소비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화훼농협과 고양시는 지난달 10월19일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일원에서 수도권조합유통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준공식날 센터를 살펴보는 유석룡 조합장(왼쪽).
한국화훼농협과 고양시는 지난달 10월19일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일원에서 수도권조합유통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준공식날 센터를 살펴보는 유석룡 조합장(왼쪽).

# 다방면 마케팅 전략 수립

상대적으로 화훼 선진국 대비 국내 화훼 시설이 열악해 일각에서는 시설 현대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생산시설의 현대화를 위해서는 생산분야의 투자가 필요하고, 유통체계의 혁신을 위해서는 유통분야의 투자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선진국 수준의 화훼소비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데 선진국 수준의 투자를 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훼소비액은 2005년 1인당 2만 800원을 최고점을 찍고 지속 감소 하다 2021년 1인당 1만 2,000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타 국가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이다. 화훼 선진국 소비액을 살펴보면, 스위스 18만5,000원 네덜란드 13만 8,000원 독일 11만 원 일본 5만 7,000원 등이다. 
먼저 화훼업계에서는 모든 역량을 모아 화훼소비 확대를 위한 중장기적 마케팅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시민사회, 학계, 방송 등을 다각적으로 활용하여 화훼소비 확대를 이뤄 내야 한다. 소비가 늘면 소비자의 요구도가 높아지고, 높아진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유통체계가 필요하게 되며 이 단계에서 자발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새로운 유통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본다. 

한국화훼농협 플라워마트 내부 모습
한국화훼농협 플라워마트 내부 모습

# 화훼 소비문화 확산 위한 방안 마련 시급

아울러 연말연시 등 화훼 대목에 소비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는 선물 풍속도 변화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화훼 업계에서 실행한 사업들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와닿지 못한 이유도 크다. 그동안 우리 화훼업계에서는 상당히 오랜 기간, 꽤나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화훼소비 촉진 또는 확대방안을 마련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하지만 사실 그동안의 노력중 일부는, ‘확보된 예산의 집행’, ‘소모성 또는 일회성 이벤트’ 등으로 의미없이 소진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예를들어 화훼 소비문화를 확산하고 꽃의 아름다움을 더 부각시키기 위한 스토리텔링 사업 등이 있다. 백합, 국화, 장미 등 가장 잘 팔리는 꽃들은 각자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이는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금이라도 투자할 예산이 있다면, 전문적인 마케팅 업체를 통해, 우리사회의 소비패턴을 정확히 분석하고, 화훼소비가 늘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화훼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말 객관적인 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른 실행방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폭력의 시대 화훼가 좋은 치료제 역할되길

지금 우리사회는 마치 ‘신뢰’와 ‘존중’이 실종된 것처럼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반목과 대립만이 되풀이되고, 사회적으로는 증오와 편견에 의한 범죄뉴스가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우리 모두는 ‘몹시 아픈 사회’에 살고 있고, 꽃이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꽃소비를 확대시키고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것은, 어쩌면 우리 화훼인들의 사회적 책임이 아닐까 한다. 새해에도 우리 화훼산업을 지키고 발전시키는데 모든 화훼인들이 함께 노력해나가 주시길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