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유농장 현황과 발전 전망
국내 치유농장 현황과 발전 전망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5.0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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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복지시설 등서 농업 치유적 기능 활용 증대
치유농업법 기반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보급 지속돼야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1년이 되었다. 과연 법제화한대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더 큰 산업으로 성장하여 사회적 역할을 해낼 것인가에 대한 사람들의 많은 기대 속에 이러저러한 모습으로 치유농업이 이야기되고,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5개 도와 44개 시군에서 치유농업 육성에 관한 지자체 조례를 제정하여 농업을 활용한 건강한 대국민 서비스에 대한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치유농업은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를 이용해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으로 정의된다. 이전에 밝혀져 왔던 원예치료의 긍정적 효과를 확대하여 전 국민의 건강과 사회적·경제적 가치 창출에 확실한 영향력을 주는 산업으로 확산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농업인, 협동조합, 병원, 복지회관, 건강증진센터, 상담센터, 시민농장 등 다양한 곳에서 농업의 치유적 기능을 활용하려는 활동이 전개되고 있고 제도와 새로운 형태의 사업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산업적인 측면에서 치유농업이 정착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치유농업 육성 시범사업을 통해 성장한 농장들의 사업 현황을 조사하였다. 우선 시설적인 면에서 대부분의 농장이 생산 시설 외 동식물 체험시설, 교육, 편이, 숙박, 휴양의 시설들을 구비하고 있었다. 또한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하는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장애인 화장실과 주차장, 휠체어 경사로, 비상 호출벨 등을 설치한 곳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치유농업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인력이 있는 농장이 전체 조사 대상의 28.3%로 그리 높지 않았으나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농장이 47.6%, 여러 가지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치유농업 교육을 받은 농장이 77.5%로 현장 주체들의 역량 강화 의지가 매우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비스의 대상자나 프로그램의 특성을 보면, 장애인, 고령인, 취약계층 등 사회서비스의 주된 대상보다는 일반인, 단체 청소년 대상이 많았는데, 아직까지는 치유를 목적으로 전문적인 콘텐츠를 활용한다기보다 단순 체험과 일반적 교육에 관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임을 추정할 수 있다.

아울러 불행하게도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19로 단체 고객을 받지 못해 사업에 큰 타격을 받은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치유농업 서비스를 해보려고 해도 치유농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너무 낮거나, 사업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 등 지속적 사업추진과 성과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장도 눈에 띄었다. 실제 이러한 이유로 폐업하거나, 서비스 사업을 중단하는 등의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역의 장애인, 치매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사회서비스 사업과 연계하여 꾸준히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농장자원을 활용한 치유 콘텐츠로 차별화나 품질의 고급화를 시도하는 우수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은 사람을 살리는 산업이다. 소중한 먹거리를 만들고, 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경관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치유농업법을 기반으로 농업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동물과 식물의 치유 효과 발현 원리를 검증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연령과 직업,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이 활발히 개발·보급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치유농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농업을 통해 더 많은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길 기대한다.

■유은하<농진청 원예원 도시농업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