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채소의 대표 상추, 직파재배 고려할 때
쌈채소의 대표 상추, 직파재배 고려할 때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11.2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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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심기 전후 묘소질·상품엽 우수한 직파재배
육묘재배 보다 수량성 10% ↑, 비용 50~70% ↓

상추 직파 재배에 대해 텃밭이나 가정에서가 아니라, 상업농 경영으로도 과연 가능한지를 고심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은 20여 년 전인 199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국농무성(USDA-ARS) 살리나스 시험장과 그 주변 종자 거리(seed road)의 채소재배단지를 본 뒤부터 이다.

우리와 다른 농업 현장에 문화충격이 아닌 농업충격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양상추, 브로콜리, 양배추 등 펠렛종자를 이용하여 기계로 직파한 넓디넓은 밭,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에 양상추, 브로콜리 등을 직파하여 재배하는 광경을 보고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보통 국내에서는 잎채소의 직파재배는 물론, 작목반 어디에서도 들어본 바가 없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상추 종자도 펠렛종자가 공급되면서 직파로 상업농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일부 농가에서도 관심을 갖고 직파에 도전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유럽 등 광활한 농경지를 이용하는 곳에서는 직파와 육묘재배를 병행하여 재배하고 있다. 재배가 원활한 시기인 봄, 가을에는 직파를 하고, 재배가 어려운 시기인 여름과 겨울에는 육묘하여 재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파를 할 경우 육묘하는 것 보다 수량성이 10% 이상 늘어나는 것이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실이나, 이를 아는 국내 농업 관계자와 농업인은 의외로 많지 않다.

상추직파에 대한 연구는 2011년 충북도원에 의하면 파종 방법과 종자 형태에 따른 발아율 차이는 없었다. 또한 아주심기 전후의 묘소질은 직파재배에서 양호하였고, 상품엽 등도 직파재배에서 우수하였다.

수확일 역시 9일 단축되었고, 수량은 육묘재배보다 8∼14%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2018년에는 논산, 수원 지역 일부 농가를 중심으로 상추 직파재배를 시도하였다. 661㎡ 하우스에 유공 멀칭비닐(20x20cm)을 한 후, 구멍에 펠렛된 상추 종자를 1개씩 파종한 결과, 발아율은 85% 이상으로 나타났다.

발아되지 않은 곳은 200공 플러그트레이에 파종하여 추가로 식재하였다. 직파는 하우스 자체가 하나의 육묘장으로 보고, 파종 후 물 관리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직파 후 발아가 된 뒤에도 제초, 병해충 방제에 고심해야 된다.

직파를 통해 육묘 비용이 50∼70% 이상 절감되어 농가의 만족감이 매우 높았다. 또한, 뿌리가 곧게 뻗어 생육과 수량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작지 토양에서 시들음병 등이 감소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직파 재배는 농가의 관심과 관리 여하에 따라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 직파 가능 시기는 봄, 가을, 겨울이 적당하며, 여름에는 발아율이 떨어져 기존과 같이 육묘하여 아주심기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봄에 직파하는 경우 잡초가 같이 나와 이를 제거해야 하는 노력이 들었으나 국내에서 직파 재배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농가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배추, 양배추 등 잎채소에서도 이제는 직파를 검토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장석우<농진청 원예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