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서병진(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
특별기고 / 서병진(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10.0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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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과 소포장이 경쟁력
과일은 낱개 포장, 채소는 소포장이 대세
용량 작을수록 농가 소득 증가 … 유통선진화 대전환기 준비해야

우리 국민의 주식이 쌀이라면 과일의 주식은 다름아닌 사과이다. 국민에 사랑을 받는 사과가 최근 수입산 과일에 비하여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덜 받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사과 등급 판정기준을 보면 빨갛게 익은 사과나 꼭지가 없는 사과를 가장 맛있는 사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눈으로 먹는 사과보다는 맛으로 먹는 사과로 바뀌어야 할 때이다. 과도한 착색을 위해 비싼 농자재가 들어간 사과를 먹기 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익은 사과를 먹는 시대를 열어갈 때이다.

■글싣는 순서
① 사과, 본연의 맛과 당도로 먹는 시대로 전환해야
    시대변화에 맞게 사과 생산과 소비도 전면적 개혁 필요하다.
② 사과 소포장이 경쟁력 좌우
③ 풋사과를 이용한 고부가가치창출 및 성장동력 마련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한민국 모든 가구 중 1인 가구(31.7%)와 2인 가구(28.1%) 비중은 59.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3인 이상 가구는 매해 비율이 줄고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향후 1~2인 가구 비중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인의 전반적인 과일 소비량은 2000년도부터는 정체상태에 있다. 1990년대에는 국산과일, 과채, 수입과일의 소비량이 모두 늘면서 연 4.5%까지 가파르게 성장해왔으나 2000년 이후에는 수입과일 소비량만 연 3.6%씩 증가했을 뿐 국산과일과 과채는 각각 0.1%, 0.7%감소했다.
한국인 1인당 1일 과일 섭취량 또한 2002년 이후 200g으로 정체상태에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는 시대에 사과가 다시 인기과일로 등극하기 위해서는 소단위로 포장되어야 할 뿐 아니라 동네 편의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어야 한다.
1~2인 가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벌크 단위로 판매하는 상품보다 남아서 버리는 것이 없는 알뜰한 신선 식품에 대한 요구가 반영 되어야 한다.
이에 1~2인 가구 증가와 핵가족화 등 변화하는 소비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사과 소포장 유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14개의 APC를 운영하는 우리농협의 유통경험에 따르면 요즘 1~2인 가구 증가에 맞춰 소포장 식품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소포장 신선식품 판매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과일은 낱개 포장, 채소는 소포장이 대세다.
매년 소포장 과일과 채소 매출은 각각 전년대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각 쇼핑몰 및 e커머스 업체에서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1~2인 가구를 타켓으로 소포장 과일을 선보이고 있다. kg단위에서 g단위로도 변화하는 추세다. 용량이 작을수록 매출 신장률은 높아진다.
생산자 출하가격 면에서 3kg·4.5kg으로 줄인 복숭아를 비롯해, 2kg·5kg 중심의 포도, 3kg·5kg 출하가 이루어지는 감귤, 자두 등 기존의 10kg 벌크형 포장보다 대부분의 농가 소득이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과 소포장 유통은 우선 생산자 작업측면에서 포장 무게가 줄어 고령화 된 농가에서는 취급이 수월해진다. 아울러 소비자 구매측면에서 1-2인가구 등 변화하는 소비패턴에 부합하는 거래방식이 소포장인 것이다.
이에 포장재비와 부대비용은 증가하더라도 가격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맞춰진다. 아울러 사과 소포장을 통한 실질적인 소득창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과포장유통규격 변경은 2014년 8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년 동안 시범사업을 거쳐 2015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15kg에서 10kg으로 이미 한차례 실시한 바 있다. 그 당시에만 해도 사과 소포장 도매유통을 앞두고 사과농가와 유통현장에서는 논란과 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안정화되었고, 오히려 사과 소포장을 통해 시세가 보장되었다고 평가된다.
이제는 다시 한번 사과소포장 거래 활성화와 유통선진화를 위한 대전환기를 이루어야하는 시점이 되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1kg·2kg·5kg 소포장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