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과수 바이러스병에 대한 규제
미국과 과수 바이러스병에 대한 규제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8.1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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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증묘 규정 충족해야 거래 가능
선진국형 과수 바이러스 인증제도 도입 … 인증묘 체계 시급

미국에서 원예작물 바이러스병 검정을 마친 인증묘 기본식물(Foundation plant)을 만드는 일은 전국클린식물네트워크(National Clean Plant Network)에서 맡고 있다. 전국클린식물네트워크는 미국 전역에 20개가 있으며, 주립대학교 또는 농업 연구기관에 소속되어 있다. 워싱턴주에 있는 클린식물네트워크는 워싱턴 주립대학교에 소속되어 있으며, 사과, 배, 체리, 복숭아 및 호프에 대한 기본식물을 양성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소속의 포도클린식물센터는 포도, 복숭아, 장미, 고구마에 대한 기본식물을 양성한다. 올해 7월초에 위의 두 군데 식물네트워크를 방문하여 그 기관의 업무와 인증묘를 만드는 과정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미국에서 병에 감염된 영양번식 식물의 거래를 규제하는 이유는 병해충에 의한 경제적인 피해를 없애고 환경을 보호하며 미국 농산물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특히 해외로부터 도입하는 식물 검역 시 검역대상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어떤 바이러스병도 감염되지 않은 식물체를 도입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전국클린식물네트워크는 인증묘 기본식물을 양성하는 외에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식물에 대한 검역을 하는 동식물건강검사서비스의 업무 지원으로 바이러스병 검정을 한다. 검역 대상 식물에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비용을 받고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서비스를 하며, 마지막으로 대용량(High throughput) 염기서열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바이러스 병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최종 확인한다.    

전국클린식물네트워크는 주별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관할 주정부 농업부의 인증묘 규정을 따르기 때문에 검사대상 바이러스도 주 별로 다르다. 주 간에 묘목거래를 할 때 판매하고자 하는 주의 인증묘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거래를 할 수 없다. 주정부의 인증묘 거래 규제는 묘목회사 관리를 통해 이루어진다. 인증묘 규제대상에 새로운 바이러스병 검사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추가하고자 하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증명하고, 증상, 경제적인 피해 및 해당 병원체 접종에 의해 증상이 재현되는 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주 농업부에 제공하면 이곳에서 결정한다.

전국클린식물네트워크는 바이러스병을 진단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한 새롭고 더 빠른 기술을 개발하며 가장 최적의 기술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인증묘는 바이러스병 감염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이러스병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검정방법의 민감도가 높아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그리고 특이성이 높아야 한다. 참고로, 클린식물네트워크와 포도클린식물센터 모두 바이러스병 검정을 위하여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 (real time PCR) 방법과 일반 역전사효소 PCR(RT-PCR) 방법을 병행하며, 필요에 따라 대용량 염기서열 분석법을 사용하고 있다.

과수 바이러스는 종류에 따라서는 과수에 치명적인 피해를 일으키기 때문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미국에서는 과종별로 규제대상 바이러스를 정해놓고 감염된 묘의 거래를 규제하는 인증묘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국제적인 농작물 교류가 늘어남에 따라 해외로부터 새로운 바이러스 유입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도 과수 바이러스 인증 제도를 안정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나라의 제도를 참고해서 우리 실정에 맞고 농업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국제 수준의 인증묘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봉남<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미국농업청 상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