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 인삼과 직파 인삼의 차이점
이식 인삼과 직파 인삼의 차이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3.1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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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삼 심는 것과 종자파종에 따른 생산 차이
이식 인삼보다 직파인삼이 소득높고 생산비 절감

인삼 재배 농민들은 ‘인삼은 주인 발자국 소리 듣고 자란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품질이 좋은 인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주인의 노력과 관심이 많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한 곳에서 다년간 재배하는 인삼은 여러 단계의 농작업 과정을 거쳐 생산한다. 이식 인삼과 직파 인삼의 차이는 단순히 말해 본밭에 묘삼을 심느냐 아니면 종자를 파종하여 생산하느냐의 차이이다. 인삼이면 같은 인삼이지 왜 구분할까?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재배 방법에 따라 인삼 품질이 다르다는 소비자의 믿음에서 출발한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인삼 재배 역사를 볼 때 초기에는 부족한 산삼의 수량 확보를 위해 후기에는 품질이 좋은 인삼(홍삼)을 생산하기 위한 재배기술이 발전해 왔다. 일반적으로 인삼 생산은 예정지 관리, 파종 또는 이식, 해가림 설치, 생육관리, 수확 및 수확 후 관리로 구분한다. 수확 시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직파 인삼은 종자를 파종하여 수확까지 한 밭에서 이루어진다. 반면, 이식 인삼은 종자 파종과 묘삼 재배가 다른 밭에서 이루어진다. 1년간 기른 묘삼을 수확하여 옮겨 심으면 본밭에서 재배기간을 1년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5년생 이상의 고년근 생산과 인(人)자 체형을 가진 인삼을 생산하는데 유리하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을 얻는 데는 이식에 적합한 묘삼이 필요하다. 개체 무게가 0.8∼1.0g의 묘삼이 적합한데 이러한 묘삼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직파 재배는 개갑한 종자를 본밭에 직접 파종하여 재배하는 방식으로 묘삼 생산과 이식 과정이 필요치 않아 그만큼 생산비를 절약할 수 있다. 늦가을에 파종하고 봄철에 해가림시설을 설치하여 본격적인 영농으로 바쁜 봄철에 일손을 덜 수 있다. 또한 재식 밀도를 늘여 수량을 높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어린 인삼은 주위 환경에 매우 취약한 편이다. 예정지 관리가 불량하거나 출아기 영하 날씨, 가뭄, 여름철 고온 발생 등 재배에 실패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이식 인삼보다 동체 길이는 더 길지만 두께는 더 가늘고 지근 발달이 빈약한 편이다. 따라서 직파 재배는 주로 4년근 인삼을 생산하는데 이용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어떤 인삼이 좋을까? 같은 연생을 기준으로 볼 때 이식 인삼이 직파 인삼보다 조사포닌이나 엑스함량이 다소 높은 경향이다. 그러나 이러한 함량 차이가 효능에 영향을 주는 지는 미지수다. 반면, 직파 인삼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지근 발달이 적어 세척이 수월하여 수삼을 직접 소비하기에 좋다.

최근까지 전체 인삼재배 면적 중 65∼70%가 이식 재배이다. 이는 소비 형태와도 유사한데 매년 생산되는 인삼의 64%는 홍삼으로, 35%는 수삼으로 소비된다. 생산 농가는 이식 재배 시 보다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해마다 상승하는 농자재비, 노령화, 초작지 부족 등 인삼 생산 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여건을 고려하면 생산비 절감에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 인삼 직파 재배기술의 재정립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하겠다.

우리나라 인삼을 흔히 고려인삼(Korea ginseng)이라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학명이 Panax ginseng C. A. Meyer라는 인삼에 한정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우리나라 산지 특성을 부각시킨 한국산 인삼에 붙여진 고유명사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인삼의 품질과 효능이 우수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편, 최근 농업계의 최고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등이 핵심기술이다. 인삼 생산 과정에서도 이들 첨단기술을 접목한다면 인삼의 생산성과 기능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우리들만의 독창적인 재배 방법을 개발하고, 아울러 선조들이 쌓아온 고려인삼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배영석<농진청 원예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