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아전인수
LG의 아전인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6.07.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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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았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사드배치와 새만금에 첨단농업단지를 구축하겠다는 발표가.

효용성이나 부합성 등의 여부를 떠나 사전에 납득될 만한 설명없이 추진하는 것이 꼭 닮았다. LG CNS는 새만금에 3,800억원을 투입, 75ha 규모의 첨단 농업단지인 바이오파크를 조성해 국내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수출까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듯이 시설원예농가 등 농업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건립된 화옹지구의 복사판이 다시 등장한 셈이다.

LG는 이런 농업계의 반발을 우려한 듯 뒤늦게야 농업단체를 비록 농업지 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설명회에서도 농업계를 비롯 기자들도 납득이 안되고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대체척인 흐름이다. 특히 LG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놓고도 생산과 유통은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하는 것에 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대기업이 하는 것이니 그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강변하지만 그것만으로 믿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화옹지구도 당초 계획될 때 수출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으나 수출길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내수로 돌아섰다. 농가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 또 논란이 됐던 대형유통업체의 SSM 진출로 사라져버린 동네 슈퍼는 어떤가. 이런 상황을, 이미 목도한 농업계가 가만히 있기를 바라는 것이야 말로 지독한 아전인수가 아닌가.

그동안 대기업이 좁은 시장에 들어와 그 분야를 발전시켰다거나 확대재생산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별로 없다. 대기업이 하는 것은 믿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가 공염불처럼 들리는 이유다.

최근 꿀꿀과 멍멍이란 인사말이 회자되고 있다. 바이오파크 사업이 어느 고위공무원의 말처럼 민중은 개·돼지이기 때문에 주는 밥이나 먹고 조용히 살라는 것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조형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