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 임원회의 개최

정부가 농산물 가격 안정을 이유로 저율관세할당(TRQ)을 무분별하게 확대하고 있어 국내 농업 기반이 흔들릴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회장 박제봉·안양원예농협 조합장)는 지난 15일 안양원예농협 인덕원 지점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품목농협 현안과 함께 정부의 농산물 수입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조합장들은 “정부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 즉각 대응하면서, 가격 폭락으로 인한 농가 피해는 외면하고 있다”며 “특히 채소류 농가들은 저가 수입 농산물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생존권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윤재근 대구경북원예농협 조합장은 “최근 고추 가격은 20kg 한 박스 기준 2만 원대로 하락했다”며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심각한 적자 수준으로, 농민들이 손해를 보며 어렵게 버티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가 수급조절과 가격 안정만을 강조해 값싼 수입 농산물을 계속 허용하는 바람에 국내산 농산물 가격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봉학 익산원예농협 조합장은 “국내 양파 가격이 이미 최저 수준임에도 값싼 수입산 양파가 끊임없이 들어오면서 국내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며 “수입산 농산물이 오히려 국산 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농가 보호보다는 물가 안정만을 이유로 수입 농산물을 무분별하게 허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농업 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제봉 회장은 “농산물 수입 정책을 무조건적 가격 안정 수단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농업 생태계와 농가 경영의 안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농업 현장의 실상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과 간접보상 확대 등 구체적인 정책 전환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박제봉 회장을 비롯해 윤재근 대구경북원예농협 조합장, 박승문 세종공주원예농협 조합장, 이한우 상주원예농협 조합장, 김봉학 익산원예농협 조합장, 권오영 예산능금농협 조합장, 채규선 순천원예농협 조합장, 길판근 경남단감원예농협 조합장, 김순배 춘천원예농협 조합장, 엄범식 농협중앙회 경기본부장, 장성원 회원지원부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