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기·예취기 등 30만원 이하 초저가로 유혹
예천에서 사과농사를 하는 김 모(47세)씨. 얼마 전 SS(스피드 스프레이어)기가 필요해 중고매물 시세를 알아볼 생각으로 인터넷 중고농기계 매매 사이트에 접속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매물들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자유게시판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시중가보다 훨씬 싼 30만원 짜리 SS기를 발견했다. 김씨는 게시판에 적어 놓은 판매자의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걸어 제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기 시작했다. 먼저 실물을 볼 수 없어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줄 것을 요청하자, 사진은 ‘사이버 매장’에 있으니 그것을 참고하면 된다고 했다. 게시판에 글만 있고 사진은 다른 곳에 올려놓았다는 사실이 꺼림찍 했지만 워낙 가격이 저렴해 그냥 넘어갔다. 이어 판매자는 자신이 있는 곳이 경기도 안성인데, 직접 현물을 싣고 출발할테니 구매할 의사가 있으면 지금 돈을 송금하라며 계좌번호를 일러줬다. 김씨는 판매가가 싼데다 그렇게 고액도 아니어서 별다른 의심없이 30만원을 바로 입금했다. 3시간 가량 걸릴 것이라는 판매자의 말을 믿고 물건 도착하기를 기다렸는데, 다섯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 판매자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휴대전화에서는 없는 번호라는 음성메시지가 흘러나왔고, 잘못 걸었나 싶어 다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백주에 두 눈 뜬 채로 순식간에 30만원을 사기 당한 것이다. 요즘 이같은 중고농기계 사기 사건이 성행하고 있다.사기꾼들은 인터넷 중고농기계 매매 사이트의 게시판에 글을 올려, 주로 SS기·예취기·경운기 등의 농기계를 30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 팔겠다며 소비자를 현혹한다. 그런 다음 연락이 오면 온라인으로 돈을 입금하라고 독촉하고 돈이 들어오면 곧바로 연락을 끊어버리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A 중고농기계 매매 사이트 대표는 “인터넷을 통한 중고농기계 매매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러한 피해사례도 늘고 있다”며 “피해 예방 차원에서 자유게시판을 폐쇄하려는 생각도 했지만, 자유게시판이 중고농기계 매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인데 이를 없애면 안된다는 고객들의 의견이 많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피해자가 간절하게 억울함을 호소해와 IP 주소를 추적하여 이를 토대로 경찰이 범인을 검거할 수 있도록 도와준 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A 사이트는 현재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게시판에서는 매매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소액 중고농기계 코너를 별도로 만들어 대리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리결제 시스템은 소비자가 구매하고자 하는 매물의 결제금액을 사이트 운영자에게 입금하도록 하고, 소비자가 물건을 확인하면 즉시 판매자에게 입금해주는 방식이다.B 사이트 대표는 “중고농기계의 인터넷 매매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건을 눈으로 확인한 다음 돈을 건네야 하며, 피치 못할 상황이라면 판매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정도만 선입금할 것”을 당부했다./윤공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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