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월동무 저장 현장 눈치 싸움 치열
제주월동무 저장 현장 눈치 싸움 치열
  • 김수용
  • 승인 2024.04.09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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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무, 품질 좋지만 저장량 다소 늘어날 듯
비용 증가·정부 개입 등으로 비축 난망
올해 월동무 생산·유통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김일식 농가 모습.
올해 월동무 생산·유통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박일식 농가 모습.

제주 월동무 저장을 두고 현장에서는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현재 무 가격이 전년보다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만치 않은 저장비용까지 부담해야하는 농민입장에서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다행히 생육상태는 나쁘지 않아 올 6월까지 월동무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아청과(대표이사 이상용)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월동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상남도와 전라남도 일대의 월동무 저장창고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월동무 저장은 기상악화로 생육이 느리고 잦은 비로 인해 평소보다 늦은 4월 초·중순까지 저장창고 입고가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지에서는 월동무 저장을 두고 고심이 많은 흔적이 보인다.

월동무를 저장하는 박일식 농가는 “현재 월동무 시세가 전년보다 좋지 못하고 주산지의 자율 감축 등으로 인해 출하진행이 빠른 상황에서 농가들이 저장보다는 시장출하를 서두르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최근 정부에서까지 월동무를 비축하면서 자칫 출하시기에 정부물량이 풀려 손해를 볼까봐 걱정이 앞서 저장에 다소 위축되는 분위기지만 저장량은 뚜껑을 따봐야 안다”고 말했다.

올해 월동무 생산 전망은 전년보다 약 19.7%가 많고 평년보다는 약 6.7% 감소한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품위도 좋지 않았지만 저장 시설에 들어가는 무는 대체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월동무 시세가 좋지 않아 생산비를 월동무 저장을 통해 복구하려는 농가도 다소 있는 분위기다.

김찬겸 대아청과 경매사는 “기상악화로 인해 무 생육상태가 다소 저하된 것은 사실이나 저장된 월동무의 상태는 비교적 나쁘지 않아서 올 6월까지 버틸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조사의 전체 데이터를 합산해야 정확한 수치가 나오겠지만 현재 분위기상 지난해보다 월동무 저장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소비감소로 월동무 소비가 원활하지 않아 올 겨울 내내 무 가격은 평년보다 떨어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저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봄무 생산동향도 평년과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나타나 월동무 저장량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문제는 월동무 출하시기에 원가를 보전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제주산 월동무가 저장창고에 들어갔다 시장으로 출하되기까지 감모율을 평년으로 감안했을 때 올해 기준 20kg 박스당 3,00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농가들이 추산하고 있는 생산비 박스당 1만 2,000원에 저장비용 3,000원이 추가된 1만 5,000원이 농가들이 생각하고 있는 마지노선이다.

박일식 농가는 “최근 몇 년간 월동무 가격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정부가 비축물량이나 수입 무를 시장에 방출해 적정한 이윤이 나지 않아 농가들의 저장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물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농가의 최소한의 이윤도 생각하면서 물량 조절을 이어나가지 않으면 무 농사를 지을 농가는 날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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