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주요국가 사과산업 현황
기획 - 주요국가 사과산업 현황
  • 김수용
  • 승인 2024.02.2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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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생산 강대국 속 떨고 있는 우리 사과 산업
사과 수입 풀리면 연간 GDP 피해액 5,980억 원
수입 사과 검역 초기 단계지만 경쟁력 높여야
미국 사과협회(US Apple Association)에서 홍보하고 있는 미국 사과산업 현황 자료.
미국 사과협회(US Apple Association)에서 홍보하고 있는 미국 사과산업 현황 자료.

지난해 이상기후로 인해 우리나라 사과생산량이 전년 대비 30%정도 줄면서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불안정한 사과 수급상황을 틈타 일부 국가에서 사과 수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사과에 대한 수입위험분석 절차 개시를 요청한 국가는 미국, 일본, 뉴질랜드 등 11개국으로 발표돼 있다.
다만 사과 수입은 병충해 등으로 수입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어 아직까지 수입이 되지 않고 있으며 수입을 위해서는 해당 국가로부터 수입위험성과 관리방안평가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미 1990년대부터 사과 수출을 요청한 국가로부터 농산물 수입위험분석 절차(Import Risk Analysis, 이하 IRA)와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Sanitary and Phytosanitary, 이하 SPS)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8단계로 이뤄진 검역절차는 외국산 농산물을 들여올 때 병해충 유입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접수 ▲착수 통보 ▲예비위험평가 ▲개별병해충위험평가 ▲위험 관리방안평가 ▲검역요건 초안 작성 ▲입안 예고 ▲고시 등을 거쳐야 한다. 일본이 가장 앞선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이나 뉴질랜드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당장 사과가 수입되기는 어려운 상태다.

# 평범한 우리 수출 사과

전세계 주요 사과생산국이 수출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대만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10여국에서 사과를 대만으로 수출한다. 대만으로 가장 많은 양을 수출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2023년 대만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대만의 사과 총 수입액은 2억2,576만 불로 미국이 6,649만 불을 수출했고 뉴질랜드, 일본, 칠레가 각각 6,477만 불, 5,407만 불 3,219만 불을 수출했다. 물량으로는 미국이 4만 4,415톤을 뉴질랜드, 일본, 칠레가 각각 2만 8,400톤, 2만 203톤, 2만 3,596톤이 수출됐다. 우리나라는 259톤을 수출했고 금액으로는 53만1,000불을 기록했다.
대만이 수입한 사과의 평균 단가는 톤당 1,830불로 미국은 1,500불, 뉴질랜드 2,280불, 일본 2,680불, 칠레 1,360불이였으며 우리나라는 2,050불로 나왔다.
수입 단가로 비교했을 때 최대 수출국인 미국보다는 높은 금액이었지만 일본, 뉴질랜드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현지에서도 품질은 일본 사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는 수출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대만에 수출되는 사과품질은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품위기 조절되며 세계 2위 사과생산국인 미국의 경우 다양한 품종과 품질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생산성 무장한 세계 사과 산업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 사과 생산 동향에 따르면 세계 사과 재배면적은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0.8%씩 감소하고 있다. 사과 생산량은 재배면적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향상으로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8%씩 증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사과 생산량은 2019년 대비 1.2% 감소한 8,644만 톤으로 조사됐다. 2020년 기준 사과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이며, 총 4,050만 톤을 생산해 전세계 사과 생산량의 46.9%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465만 톤)과 튀르키예(430만 톤)가 전 세계 생산량의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뉴질랜드의 사과 생산량은 56만 톤으로 전 세계 사과 생산량의 0.7%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42만 톤으로 0.5%를 차지했다. 2020년 사과 생산량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튀르키예로 2019년 대비 18.8% 증가했으며, 2015년 이후 5년 만에 생산량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세계에서 사과 생산량이 가장 많은 10개국 중 칠레가 ha당 50.1톤으로 생산성이 가장 높았는데, 뉴질랜드는 이보다 높은 ha당 57.4톤의 생산성을 보였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44.8톤/ha), 미국(38.9톤/ha) 순서로 생산성이 높았고, 인도(8.9톤/ha)와 러시아(9.5톤/ha)의 경우 재배면적은 매우 넓으나 생산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ha당 13.6톤을 생산하고 있다.

# 우리나라 12배 생산 ‘미국’

미국사과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사과산업 총 생산액은 228억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30조 원에 이른다. 2023/24년 미국 사과생산량은 485만3,438톤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 2008년 435만 8,710톤에 비해 약 11% 증가된 생산량이다. 생산면적은 38만2,364에이커로 뉴욕시의 약 2배 크기다. 사과 산업에 직접 고용된 인원은 약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미국 사과의 생산은 주로 워싱턴주를 중심으로 미시간주, 뉴욕주에서 주로 생산된다. 워싱턴주는 미국사과의 약 62%를 생산하는 주요 생산지역이다.
미국의 사과품종은 우리나라보다 작고 당도나 낮은 레드델리셔스나 골든델리셔스 품종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후지, 갈라 등 당도가 높은 다양한 품종이 생산되고 있다.

# 생산량 대부분 수출 뉴질랜드

뉴질랜드 사과 재배면적은 과거에 비해 규모가 작아졌으나, 재배체계 전환에 따른 생산성 증대로 생산량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최근 들어서는 증감을 반복하다 2019년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 신품종 보급 등으로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사과 생산량은 COVID-19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전년 대비 9.0% 감소한 53만 8,000 톤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재배체계 전환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연평균 1.9%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의 사과 생산성은 2020년 기준 ha당 57.4톤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질랜드에서 사과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지역은 혹스베이로 2020년 기준 재배면적은 6,190ha이다. 이는 뉴질랜드 전체 사과 재배면적(9,160ha)의 63.2%를 차지한다.
뉴질랜드에서는 로얄 갈라(Royal Gala), 브래번(Braeburn), 엔비(EnvyTM), 재즈(JazzTM) 등 다양한 사과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과 품종은 7,500개 이상이 존재하고 있으며, 뉴질랜드에서는 약 24가지 품종이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생산된 사과는 대부분 수출되고 있다. 또한, 자국 내로 유통되는 사과는 신선으로 유통되는 것보다 가공용으로 유통되는 양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사과 수입되면 연간 5,980억 피해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016년 발간한 ‘사과 SPS 수입금지 조치 해제의 경제적 효과 실증분석’을 살펴보면 국산·외국산 간 무차별하다고 가정한 시나리오에서 사과가 수입될 경우 국내 사과산업의 피해액은 연평균 4,080억 원 수준이고, 농업 GDP 피해액은 5,980억 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국내산 선호도계수 0.64를 적용하면 사과부분의 생산 감소핵은 연평균 1,030억 원 수준이면 GDP 감소핵은 연평균 1,480억 원 수준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