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청량리시장 수박 거래량 늘어난다
영등포·청량리시장 수박 거래량 늘어난다
  • 김수용
  • 승인 2024.02.2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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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권역 수박 차상거래 불가 유사시장으로 흘러갈 듯
실효성 지속적 제기에도 수박 파렛트 거래 강행

서울권역의 공영도매시장이 수박 파렛트 거래를 의무화하면서 파렛트 거래를 하지 못하는 중소농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이 올해부터 수박 파렛트 거래를 의무화하면서 서울권역에서 수박을 차상거래 할 수 있는 곳은 영등포시장과 청량리 시장으로 압축됐다.

2016년 가락시장에서 시행된 수박 파렛트 거래 의무화는 2022년 구리시장에 이어 2024년 강서시장까지 이어지면서 서울권역 공영도매시장에서는 차상거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락시장의 수박 파렛트 거래 의무화가 시작되면서 구리시장와 강서시장으로의 수박 반입량이 증가하다 구리시장이 파렛트 의무화를 하면서 강서시장의 물량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가락시장은 2015년 6만 4,000톤 이었던 수박 거래량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5만 6,000~5만 8,000을 유지하다 2020년 5만 4,000톤, 2021년 5만 1,000톤, 2022년 4만 6,000톤까지 떨어졌다. 구리시장도 2015년 2만2,900톤에서 점차 감소해 2022년 1만3990톤으로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파렛트 거래를 시행하지 않은 강서시장은 2015년 3만 1,300톤, 2016년 3만 2,000톤, 2017년 3만 1,700톤, 2018년 3만 1,800톤, 2019년 3만 2,600톤, 2020년 3만 3,300톤 2021년 3만 6,300톤 2022년 3만 2,400톤으로 줄곧 3만 1,000톤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도매인도 2017년 2만 903톤, 2018년 2만 743톤, 2019년 2만 1128톤, 2020년 2만 2,446톤, 2021년 2만 5,533톤, 2022년 2만 2,285톤으로 줄곧 2만 이상 수박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지난 10년 간 수박생산량이 연평균 3% 정도 감소한 추세를 감안해도 가락시장과 구리시장의 수박 거래량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고 오히려 강서시장의 수박 거래량이 유지됐다는 것은 거래량이 일정부분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강서시장의 수박파렛트 의무화가 시행되면 차상거래를 할 수 없는 물량은 영등포시장이나 청량리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과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도심에 위치한 영등포시장이나 청량리시장을 대체할 목적으로 만든 공영도매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수박 분산의 역할을 유사도매시장으로 넘겨주게 됐다.

영등포시장 한 관계자는 “강서시장 개장으로 영업을 크게 하던 상인들이 강서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영등포시장이 위축됐으나 자유로운 영업활동으로 시장 규모나 영업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면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영등포시장이나 청량리시장이 수박의 차상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파렛트 거래를 할 수 없는 수박 중소농가에서는 품목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한 수박 생산농가는 “요즘 들어 포전거래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박을 생산하면 농가가 직접 포장해서 출하까지 해야 하는데 파렛트 거래는 그림의 떡”이라며 “차상거래 수박이 한 쪽으로 몰리면 당연히 가격도 내려가고 가격흥정도 어려워져 수박 농사에서 다른 품목으로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서시장 내 유통주체도 반발이 심한상태다.

강서시장 한 관계자는 “수박 생산농가 현실에서는 전량 파렛트 거래를 할 수 없어 중간 기착지점에서 파렛트 거래를 위한 경유가 일어나 비용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이 파렛트 의무화의 현실”이라며 “강서시장도 파렛트 거래 의무화로 인해 수박 거래량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