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
변해야 산다
  • 김수용
  • 승인 2024.02.15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몇 년간 농산물 중에서 다양한 유통방식으로 개선된 농작물을 찾기 어렵다. 기존 15kg 망을 중심으로 주로 거래됐던 양파는 지난 2022년 벌크(톤백) 형태나 혼합(원망) 형태로도 병행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또 올해 1월 1일부터 가락시장에서는 농가의 오랜 숙원사업인 줄망 거래를 제한해 인력 수급문제와 비용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작업해왔던 줄망 작업이 손에 익었는지 일부 지역이나 농가에서 줄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이미 양파를 계약생산하고 전국의 유통망에 공급하는 공선회나 농업법인 회사들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줄망 작업을 하지 않고 기계로 양파를 선별하고 기계망을 통해 양파를 포장해서 납품해 소비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줄망이 보기에는 좋아 보일지 몰라도 내용면에서도 부실한 경우가 많다.

사람이 일일이 양파를 하나씩 쌓아가며 포장하다보니 양파의 크기가 제각각일 경우도 있고 숙련자가 아닐 경우 포장망에 정량을 넣기도 힘들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도매시장에서 양파를 하역할 때 일일이 양파를 들어 나르다 가벼우면 일일이 중량을 다시 재어본다.

농민이 일부러 품질이나 중량을 속이는 행위를 하지는 않지만 작업과정에서 오해가 쌓이는 형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유통 채널에서는 줄망보다 기계망을 선호할 지도 모른다.

지난해 전국의 양파생산자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양파 줄망 거래 제한을 다짐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주위에서 현장의 혼란을 생각해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하자고 했지만 농민들은 오랜 숙원사업이 좌초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올해부터 하기로 결의했다.

최근 들어 수입양파의 수입량이 다시 늘고 있다. 생산비 절감과 품질 향상으로 수입양파와의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 당장의 혼란과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농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방식을 다 같이 손잡고 함께 이겨내면 수입양파쯤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