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잡이 양파 금지 시행 수입양파 대응 필요
줄잡이 양파 금지 시행 수입양파 대응 필요
  • 김수용
  • 승인 2024.02.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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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력 절감으로 연간 268억 원 효과 기대
홍수 출하 등 문제점 해결방안 모색해야

올해 초부터 가락시장에서 줄잡이 양파에 대한 반입이 금지된 가운데 양파 줄잡이 금지 유통방식 개선에는 대부분의 농민이 동의하지만 시기를 두고 일부지역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양파생산농민과 업계에서는 양파 줄잡이 금지를 올해 안에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정착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양파 줄잡이 금지는 양파농민으로부터 시작됐다.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 인력 수급문제와 비용절감을 이유로 양파생산자단체에서 요구하고 나섰다. 농민들이 직접 유통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간만 갈뿐이었다. 이런 상황을 파악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양파의 유통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2022년 양파 대량거래를 위한 벌크포장 방식을 도매시장에 도입했고 연이어 양파 줄잡이 금지까지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원활한 진행을 하기 위해서 정부는 양파생산자단체, 도매시장법인, 지자체, 중도매인까지 합의가 이뤘다. 각각의 유통주체도 회의를 거쳐 양파 유통방식 개선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놓았다. 농민단체도 오랜 회의 끝에 지난해 연말 양파줄잡이 금지 방식에 따르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난해 연말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조생종 양파에 대해서 올해 줄잡이를 허용해달라는 요청이 생기면서다. 유통비 절감효과가 미미하고 홍수출하로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조생종의 경우 밭에서 분류되고 포장되기 때문에 기계선별이 어렵다. 일일이 손으로 포장하기에 유통비용 절감이 미미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같은 조생종 양파를 생산하는 전남이나 경남에서는 유통비용 절감이 있고, 줄잡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줄잡이 숙련자 섭외가 필요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도 줄잡이를 하지 않으면 크지는 않지만 노동력 절감에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 그 비용은 연간 약 268억 원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홍수 출하에 대해서는 농민의 생각이 비슷하다. 숙련자가 줄망으로 작업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하루 포장작업량이 정해져 있지만 일반망으로 전환하면 누구나 작업이 가능해 출하에 제한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 또한 조생종 양파의 양이 많이 않은 만큼 순서대로 작업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생산자단체의 입장이다.

김병덕 전국양파생산자협의회 사무총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공선회나 농업법인을 중심으로 줄망이 사라진지 오래고 필요 없는 과정을 생략하고 비용절감을 통해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며 “오랜 염원이 담긴 양파 유통방식 개선방안이 좌초되지 않도록 양파생산 농가들이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파생산이 부족했던 지난 2년간 양파수입은 점차 늘어났다. 우리보다 만생종 양파 생산이 늦은 중국에서 햇양파가 우리의 저장양파 출하시기랑 겹쳐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대형 수요처에서는 이미 우리나라 양파보다 비싼 중국산 양파를 선호하고 나서 농가에서는 비상이다.

강선희 한국양파연합회 사무국장은 “자급률 100%였던 국내산 양파의 자급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산 양파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생산비 절감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농민은 생산에 전념하고 유통이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양파생산 농민들이 함께 뭉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