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주5일제 필수조건 … 농가 피해대책부터
가락시장 주5일제 필수조건 … 농가 피해대책부터
  • 김수용
  • 승인 2024.01.30 2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 차례 협의에서 합의점 못 찾아
서울농수산공사, 시범사업 후 다각도 검토

가락시장의 주5일제 시범사업을 두고 농가와의 협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시범사업이 강행된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 23일 공사 대회의실에서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검토 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휴장일 요일 변경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참석한 농민대표자들은 가락시장 휴업일에 따른 실질적인 피해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휴업의 의미가 퇴색된다며 대책부터 찾을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이날 휴장일 요일 변경 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농가와 가락시장 유통 주체 간 접점은 찾지 못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문제해결을 위한 회의에서 실효성 없는 대책만을 두고 진행하는 회의방식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왔다.

차홍석 송탄농협 조합장은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최대한 빠르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락시장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휴장을 하면 소비자까지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가락시장 종사자들의 근무시설과 여건이 열악해 사람을 못 구하면 근무여건을 개선해 구인을 해야 할 일을 농가에게 전가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이어 차홍석 조합장은 “새로운 제도를 만들려면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피해자 대책도 없이 휴업일을 강행하면 많은 농민들에게 강력한 지탄을 받을 것”이라며 “가락시장에서 대책으로 내놓은 정가수의매매TF도 정가수의매매 거래량도 적고 휴일실적은 전무한 상태에서 진행하려는 것인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연호 상주원예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는 “오늘 회의에 앞서도 많은 농민들께서 가락시장 휴업일 반대의 의견을 모았다”면서 “신선농산물을 재배하는 입장에서 지금도 쉬는 휴장일에 대한 부담감이 많은 상황에서 휴일을 늘리는 것은 절대 안되는 일”이라며 “저장성이 약한 작물은 제외시켜 주거나 피해에 대한 완전 대책을 만들지 않으면 추가 휴업일 시범사업 자체를 취소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가락시장에서 휴무가 필요한 사람이 돌아가면 쉬면 될 일을 전부가 다 같이 쉬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지금 농민들이 가락시장 주5일 시범사업을 잘 몰라서 대응을 못하다가 최근 들어 서명을 받고 휴업일 저지를 위한 단체 행동도 준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나용원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사무국장은 “하역반원의 고령화와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하루가 다르게 인력을 고용하기에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가락시장 주5일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정확한 통계자료를 통해 일정을 논의해 나가는게 옳다”고 말했다.

임춘진 대아청과 중도매인조합 조합장도 “근무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인력충원이 어려워 결국 출하주에게까지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주5일제 시범사업의 시행의 필요성을 알렸다.

신장식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물류혁신단장은 “3월 2일과 4월 6일 시행되는 개장인 탄력적 운영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휴업에 반대하시는 분들과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인식된다”면서 “정가수의매매TF를 성실하게 준비해 출하하는 농민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락시장 주5일제 시범사업을 두고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가의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휴업일 지정은 추후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겠지만 현재 상황으로 사업의 부정적 인식이 좀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