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호 대전원예농협 조합원
유태호 대전원예농협 조합원
  • 김수용
  • 승인 2024.01.2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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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기대, 사는 재미가 톡톡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 농업으로 자연치유
유태호 조합원이 농원을 살피고 있다.
유태호 조합원이 농원을 살피고 있다.

대전광역시 서쪽 끝인 유성구 세동은 도심에서 가깝지만 농촌마을로 비수기인 겨울은 한가하다. 조용한 이 마을 한 자락에는 요즘 어린이들의 웃음꽃이 겨울 내내 떠나지 않고 있다. 바로 유태호 대표(대전원예농협 조합원)이 운영하는 레드향 체험농장이 있기 때문이다.

유태호 대표가 운영하는 ‘제제와 오렌지나무’ 체험목장은 대전광역시 내 어린이들이 방학을 맞아 찾는 대표적인 체험학습장이다.

제주도에서 만끽할 수 있는 만감류 체험농장을 육지 한가운데인 대전광역시에서 누릴 수 있어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이미 유 대표의 농장은 레드향 수확기간 전부 체험학습 어린이들로 예약이 끝나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유태호 대표는 “체험을 시작한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찾아주는 사람이 많아 올해는 체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예약이 다 차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농장을 찾아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농장을 가꾸는데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 체험학습 명소로 자리 잡은 유 대표의 농장은 처음부터 체험시설은 아니었다.

레드향 생산농장을 사고 대전광역시에 있는 1,000여개가 넘는 어린이 시설이나 학교를 보고 체험학습에 도전했다. 날카로운 분석과 철저한 준비과정은 체험농장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다 보니 매일 사는 재미가 넘친다고 한다.

처음부터 유태호 대표가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다. 대전에서 대학을 나오고 원자력 관련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정적이고 수직 문화였던 회사 문화는 유 대표를 날로 날카롭고 차갑게 만들었다. 이런 사회생활에 염증을 느낀 그는 본인을 치유하기 위해 귀농을 선택하고 굼벵이(흰점박이꽃무지유충)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세종에서 굼벵이 아빠로 불리며 굼벵이 농사에 푹 빠져 있던 어느 날 농업을 천직으로 여기고 더 많은 경험과 강소농이 되기 위해 본격적인 농업에 진출하기로 결심했다. 농장을 알아보던 중 레드향 농장을 소개받고 구입을 결정했다. 막상 구입을 하려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귀동냥을 하던 중 대전원예농협을 소개 받고 자문을 받다보니 수월하게 농장을 구매하게 됐다. 그길로 바로 조합원까지 가입했다. 

유 대표는 “굼벵이 농사로 많은 수익을 내지 못하다보니 레드향 농장을 살 때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었지만 대전원예농협에서 적절하게 대처해주다보니 농장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면서 “지금도 레드향 농사를 짓다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알려주고 언제나 뒤에서 든든한 힘이 돼주는 이윤천 대전원예농협 조합장님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매일 행복으로 가득한 유 대표의 농장을 보면 곳곳에 노력의 흔적과 즐거움이 함께 공존한다. 손수 만든 연못에는 물고기가 살고 옆에서는 닭이 울고 토끼가 뛰어다니고 있다. 또 곳곳에는 봄철 농장을 훨훨 날아다닐 나비들이 유충으로 몸을 감싸고 있다. 

유태호 대표는 “아이들이 농장을 찾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과 기쁨이 함께 느껴지는 것을 볼 때마다 귀농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난다”면서 “앞으로 지역의 먹거리를 책임질 농부로, 또 귀중한 농업의 가치를 설명할 체험학습 선생님으로 농업을 잘 지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