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생산자 단체 SECA 체결 강력 반발
화훼 생산자 단체 SECA 체결 강력 반발
  • 권성환
  • 승인 2024.01.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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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율 점진적 철폐 … 농가 줄도산 위기
“피해 최소화 위한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돼야”
지난 11일 전국 화훼농가 대표 80여명은 경남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한 농가에서 SECA 체결에 항의하며 화훼 폐기 시위를 벌였다.
지난 11일 전국 화훼농가 대표 80여명은 경남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한 농가에서 SECA 체결에 항의하며 화훼 폐기 시위를 벌였다.

전국 화훼 생산자 단체들이 정부의 전략적경제협력(SECA) 체결로 업계 전체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SECA는 포괄적 경제협력을 강조하는 일종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정부는 에콰도르와 2016년 1월 협상을 시작, 7년 9개월 만인 2023년 10월 11일 타결됐다. 이에 따라 장미·카네이션·국화·튤립 등 절화류는 현행 25%의 관세율을 12~15년에 걸쳐 철폐하게 된다. 

문제는 에콰도르 10대 수출품목 중 ‘절화와 꽃봉오리’가 전체 7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꽃이 주력 사업 중 하나로 화훼업계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

일례로 2015년 발효된 중국, 베트남 자유무역협정과 2016년 발효된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 이후 대량의 무관세·저관세 절화가 수입돼 국내 농가에 큰 피해를 줬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자유무역협정 발효 시기 주요 품목 수입 동향에 따르면, 2015년 콜롬비아산 장미는 22만4,701본이 수입됐으나 2022년에는 820만927본으로 증가했다. 베트남산 국화는 177만6,966본에서 1억693만7,010본으로 폭증했다. 콜롬비아산 카네이션과 중국산 카네이션도 각각 128만7,380본에서 4,259만1,269본으로, 1,030만1,500본에서 1,270만4,175본으로 수입량이 증가했다. 

서용일 절화협회장은 “에콰도르 수출 절화를 보면 장미가 가장 많고 카네이션, 국화, 백합 등 화훼 농가 전체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부산경남화훼생산자연합회, 경기도장미연구연합회 등 전국 화훼농가 대표 80여명은 지난 11일 경남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한 화훼농가 시설하우스에서 무분별한 해외 꽃 수입으로 국내 화훼농가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오완석 김해화훼작목회장은 “한국·에콰도르 무역 협상 체결로 인해 절화 농가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베트남·중국·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수입량이 60배이상 증가해 많은 농가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수영 경기도장미연구연합회장은 “이번 정부가 에콰도르와 SECA를 체결했는데 해당 국가의 중저가 장미가 대량 들어오면 국산 장미는 이제 설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와 국회가 국내 화훼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산지 표시 의무 등을 담은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을 요구했다.

한편, 화훼생산자들은 오는 22일 국회 항의 방문, 26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전국 화훼농가와 함께 항의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