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 권성환
  • 승인 2023.12.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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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감귤 신품종 고급화와 다양화 추진
내륙지역 품종보급 확대 및 재배기술 지원

최근들어 국내 감귤산업에 농촌진흥청에서 개발 보급하고 있는 우리 품종들이 점차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와관련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명수원장<사진>으로부터 우리 감귤 품종의 개발 보급실태와 농가 소득향상 기여도 등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육성 감귤 품종의 보급률은?

국내 육성 품종의 보급률은 3.7%(’22년)로 아직 낮은 수치이다. 하지만 당해 연도에 심기고 있는 국내 육성 품종 비율이 20.5%로 신규 재식 묘목의 5주(그루) 중 1주(그루)는 우리 품종이다. 따라서 향후 보급률 향상이 기대된다.

▲국내 육성 품종의 보급이 더딘 이유는 무엇인가?

감귤은 특성상 나무를 갱신하는 주기가 25∼30년으로 길고 갱신 시 최소 3∼4년의 무소득 기간이 발생하며, 신품종에 대한 재배법이 부족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한, 생산한 이후에도 최소 유통물량 부족으로 판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보급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나무 갱신 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미수익 기간 단축을 위해 감귤의 대묘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신품종의 주산지 실증연구 강화를 통해 신품종 재배법의 신속한 개발·보급을 추진 중이다. 또한 윈터프린스연구회와 같이 신품종 재배 농가를 조직화해 공동 출하를 유도함으로써 유통망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었는데 시장에서는 개발된 품종을 접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감귤은 묘목을 심고 첫 열매가 달리기까지 4∼5년이 걸리며, 본격적인 수확을 위해서는 6∼7년 정도의 오랜 시간이 걸린다. 국내 육성 품종은 2014년부터 본격 보급이 시작돼 ‘하례조생’을 제외하고 아직 어린나무가 많아 주로 소규모로 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다.
보급 면적이 넓은 ‘하례조생’과 ‘윈터프린스’는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현재 유통 중이며, 생산량이 확대되는 2∼3년 후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여러 육성 품종을 접하게 될 것이다.

▲감귤에서 주심배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식물은 수술의 꽃가루와 암술에 있는 난세포가 수정이 이루어져 배(식물체로 발달할 수 있는 세포)를 형성한다. 그러나 감귤의 온주밀감이나 오렌지 품종은 대부분이 꽃가루와 난세포의 수정 없이 난세포를 감싸고 있는 배 주머니의 세포가 발달해 배를 형성한다. 이 배를 주심배라고 부른다
이러한 주심배는 엄마 세포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엄마와 동일한 특성을 보이나 일부 주심배에서는 돌연변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감귤 육종에서는 이러한 돌연변이를 선발해 품종 개량에 이용하고 있다.

▲국내 육성 품종을 심었을 때 농가 소득은 얼마나 되나?

아직 대부분 품종의 유통량이 적어 명확한 수치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많이 보급된 ‘하례조생’의 경우 일반노지에서 재배했을 때 기존 품종(‘궁천조생’) 대비 25%, 무가온 하우스 재배 시 46%, 가온하우스 재배 시 54%의 소득 증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내륙지역에도 감귤 재배가 증가하고 있는데, 국내 육성 품종의 재배 면적과 전망은 어떠한가?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내륙지역의 감귤 재배면적은 만감류 중심으로 311ha로 증가했다. 이중 ‘감평’(상품명: 레드향)이 102ha, ‘부지화’(상품명: 한라봉)가 84ha, ‘세토카’(상품명: 천혜향) 22ha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국내 육성 품종 중엔 ‘하례조생’ 16.8ha, ‘윈터프린스’ 6.8ha, ‘제라몬’이 5.3ha 재배되고 있다.
내륙지역으로 한정해 국내 육성 품종의 보급률을 계산하면 9.3%로, 감귤 전체 보급률인 3.7%보다 2.5배 정도 높다. 즉, 내륙지역에서 국내 육성 품종의 인기가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내륙지역의 경우 대부분이 신규 과원으로 기존 품종과는 차별화된 품종을 원하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내륙지역의 품종 보급 확대를 위해 재배기술 지원과 신품종 홍보 활동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앞으로 감귤 신품종의 육성 방향은 어떻게 되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미래 수요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감귤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연내 수확 가능한 노지 감귤의 고급화와 다양화를 위한 품종, 부피과(들뜸 현상)와 열과(열매 터짐) 발생이 적은 품종들을 개발하여 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포멜로, 자몽과 같은 국내에 아직 보급되지 않은 감귤류에 대해 국내 재배 만다린 품종과 종간 교잡 육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품종을 개발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