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인삼산업 유통부문의 문제점과 발전 방안
기고 / 인삼산업 유통부문의 문제점과 발전 방안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11.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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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 인삼 산업 … 국내외 수요 확대해야
GAP·PLS 인증 등 안전성 제도 마련 필요
기계 선별 제도와 시스템 이뤄져야
인삼 주 산지별 유통시설 현대화 시급

인삼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코로나19 펜데믹 현상으로 인한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해외 수출 역시 저조했으며 특히 해외 관광객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면세점과 토속점 등에서 인삼 매출이 급격히 줄어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수삼 가격은 코로나 이전 대비 30% 이상 줄었고 특히 파삼(가공용 원료삼)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3분의 1 수준인 5,000~6,000원 선을 웃돌고 있는 가운데, 각종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올라 많은 인삼농가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인삼 재고액은 약 2조 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게자들은 인삼산업의 절체절명의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선 국내외 인삼수요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기 위해선 국내 인삼소비와 해외 수출을 확대하고 인삼산업의 소비 및 수출 확대를 위한 구식적 유통·생산의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았다. 
이에 본지는 임병옥 (사)고려인삼포럼회장(세명대학교 교수)를 만나 인삼산업 유통부분의 문제점과 발전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삼(Panax ginseng C. A. Meyer)의 원산지는 한반도와 만주(동북 삼성; 길림성, 라이오닝성, 흑룡강성)이다. 우리는 인삼을 고려인삼이라 부르며 종주국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인삼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인삼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특산물로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산업적으로 매우 소중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유산이다. 인삼 총 생산액이 2012년에 1조 1,088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였으나 2022년에는 7,044억 원으로 추락하였다. 농산물 총 수출액은 1990년에 795백만불이였으며 인삼은 165백만불로 전체 중 20.8%를 차지하였으나 2022년에는 267백만불로 3.5%로 하락하였다. 인삼 총 재배 면적은 2009년에 19,702ha로 최고치를 기록하였으나 2022년에는 14,729ha로 감소하였다. 현재 우리나라 인삼 재고액은 약 2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인삼소비도 감소하고 해외 수출도 저조하니 재고 자산이 늘어난 결과이다. 이는 결국 인삼 생산의 기반이 무너지게 되고 연쇄적으로 인삼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가공산업과 국내 유통 및 해외 수출산업이 위축되고 서서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2019년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인삼산업은 국내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었고 해외 수출 역시 저조하였으며 특히 해외 관광객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면세점과 토속점 등에서 인삼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재고 급증하였다.

수삼(파삼)가격(제품 원료용)이 차당(750g) 5천원대로 추락하면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게 되고 농가들은 인삼재배를 포기할 것으로 고려하는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 인삼산업의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국내외에 인삼수요를 확대하는 것이다. 즉 국내 인삼소비와 해외 수출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다. 인삼산업의 소비 및 수출 확대를 위한 유통부문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로 안전한 원료삼을 생산하는 것이다. 

최근에 친환경인증(유기농과 무농약)과 GAP(우수농산물관리)인증의 원료삼이 생산되고 있으나 총 생산량의 비해 아주 극소량이다. 그리고 PLS(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도입으로 인삼재배 농가들은 경각심을 갖고 안전한 인삼을 생산해야 한다. 수확 단계에서 인삼 안전성(친환경인증, GAP인증 PLS인증 등)을 확인 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안전한 원료를 사용하여 안전한 인삼제품을 생산해야하는 것이다. 참고로 2021년 기준으로 GAP인증 농가는 405농가이다. 인삼 친환경인증 358농가(유기농(114농가)과 무농약(244농가)이다. 인증기간은 1년이다. 인삼 PLS(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는 2024년부터 적용된다. 현재 위와 같이 각종 수삼의 안전성 인증 건수는 전체 인삼 생산농가와 생산량을 기준으로 아주 미비한 실정이다. 

둘째로 안전한 인삼의 생산이력제도입이 필요하다. 

현재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GAP인증과 연계해 농산물이력추적시스템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유명무실한 상태로 일일이 사이트에 접속해 이력추적관리 번호 5자리로 등록번호를 조회해야한다. 2021년 9월 생산이력추적관리 등록자 정보조회를 하면 225개 검색 중 인삼은 2건으로 모회사가 유통과 판매로 각각 등록되어 있고 인삼류(기타)이다. 안전한 인삼의 생산이력제도입으로 증빙체계 보완 및 확립하여 소비자의 요구에 충족하여 신뢰도를 증가시켜야 한다. 

셋째로 수삼 및 인삼류(뿌리삼) 제품의 생산이력제와 더불어 유통이력제 도입도 필요하다. 

인삼 유통이력제 도입으로 인삼 유통부문 혁신을 통한 가격정보 객관화 및 유통이력정보의 투명화가 필요하다. 

넷째로 수삼 선별 규격의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시중에 수삼 선별기준은 약 20등급으로 더 세분적으로는 약 40등급이 된다고 한다. 여기에 모양과 크기로 등급을 정하니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농산물 표준 규격에 수삼 기준은 특, 상, 보통으로 개체 당 무게로 되어 있다. 

또한 지금 수삼 선별을 사람이 직접 수작업으로 하는데 선별인 수의 절대적으로 부족과 고령화로 하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별 방식도 구식적일 뿐만 아니라 기준도 하는 사람마다 제 각각인 상황이라 하루빨리 기계로 선별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경매제도 도입으로 유통의 투명함이 이뤄져야 한다. 

한 때 가락동 농산물 시장에서 수삼 경매하였지만 활성화 되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었다. 그 원인 중에 하나는 경매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아 경매되지 못하는 수삼을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다시 경매 수삼을 가지고 철수해야하는 상황으로 활성화 되지 못했다. 이를 보완하여 경매 및 공영도매시장 활성화로 상인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시장 형성이 필요하다.

여섯째로 인삼 주 산지별 GAP 유통시설의 현대화가 시급히 필요하다. 

농산물 우수관리 GAP(Good Agriculture Practices)로 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농업환경으로 보전하기 위해 농산물의 생산, 수확 후 관리 및 위해 요소를 관리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를 인삼에 GAP 제도를 적용한 인증 확대와 인삼 GAP 관리 시설의 현대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일곱째로 수삼 및 인삼제품의 온라인 마케팅으로 강화해야 한다. 

기존의 오프라인 마케팅에서 코로나 19 이후 온라인 마케팅이 대세가 됐다. 그러므로 인삼산업에도 온라인 마케팅 강화가 절실하다. 인삼제품 구매의 편리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안전성 강화를 SNS으로 잠재 고객과 소통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 세계적인 온라인 상거래 업체와의 협업으로 온라인 플렛폼을 활용한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 확대의 길도 개척해야 한다.  

여덟번째 인삼을 특산농산물로 보호육성을 위해서라도 정부의 수급안정 품목에 준하는 시장격리 농산물 지정을 통해 가격 안정화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수삼의 파삼 가격(제조용)은 끊임없이 추락하여 차당(750g) 가격이 5,000원대로 형성되었다.     

아홉번째 인삼수출 확대를 위한 인삼수출사업단 구성 및 지원이 필요하다. 

2021년 인삼 총 수출액은 267백만불로 역대 최대이다. 그러나 1990년 167백만불로 1억불 수출 증대에 30년이 소요됐다. 1990년 총 농산물 수출액이 795백만불로 인삼 수출액 차지하는 비중이 약 21%나 됐다. 그러나 2021년 기준으로 농산물 총 수출액은 7,543백만불로 약 10배를 성장했으나 인삼은 1.6배 증가했다. 다른 농산물 수출액을 비교해보고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성장한 것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인삼 수출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인삼 관계자들이 모여 인삼 수출 확대를  위한 논의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열 번째 인삼 소비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인삼 소비 트랜드가 수삼과 뿌리삼 소비가 줄어들고 제품 소비로 증가하고 있다. 전체 건강기능식품시장에 인삼제품 매출액이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약 1조원으로 전체 건강기능식품 매출액의 50%를 차지하였으나 지금은 정체 현상으로 약 25%만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다른 건강기능식품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문제점으로 많이 제기된 것이 인삼제품의 규격 문제이다. 인삼 일반제품은 성분이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하는 시험으로 저용량 제품이 범람하는 실정이다. 인삼 건강기능성제품도 그 규격 범위 차이가 커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 부처 간의 협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어느 민족이고 자기 민족의 소중한 것을 유지, 발전시키는 못하는 민족은 절대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삼종주국이니! 무형문화제이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니! 인삼산업이 망해가고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 산업이 지속으로 발전되고 육성되어야 이러한 것들도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임병옥<세명대학교 교수 / (사)고려인삼포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