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 없는 축제·박람회
특색 없는 축제·박람회
  • 조형익
  • 승인 2023.10.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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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이 끝나는 계절이 되면서 높아 가는 가을 하늘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축제와 박람회가 한창 열리고 있다.

지난 23일 모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장. 그 지역도 ‘농업인의 날’을 맞이해 농산물 품평회 및 체험 활동, 지역의 음식 등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다양하게 준비한 채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축제장은 지역민의 자긍심을 끌어올리면서 한 해 동안 농업에 종사한 농민을 위로하면서 자긍심을 불어넣기 위해 연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농상생의 의미를 살리면서 지역에서 생산된 특산물 등을 선뵈며 관람객을 유혹하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장 모습은 전국 어디를 가봐도 대동소이하다. 차별화된 모습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축제장의 한켠에 마련된 무대에선 노래자랑이 열리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먹을거리 등을 판매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바가지를 씌우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또한 모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농업박람회는 신기술 등을 선뵈고 있었지만 여느 농기계 박람회와 다르지 않은 예년 그대로 출시된 모습이었다. 

농업박람회라면 최신 기술이 선보이는데 차별성을 느끼기 보다는 박람회에 참가 의미를 둔 듯 했다. 농업·농촌지역은 고령화에 따른 농촌일손 부족 현상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 일손을 덜어 줄 농기계 개발은 더디기 그지없다. 또한 농업 생산에 불리한 자연환경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신기술 보려는 농업인의 욕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박람회에 참가한 한 농업인은 “농업에 도움이 될 만한 새로운 기술을 보려고 찾아왔지만 몇 년 전에 나왔던 것이 그대로 나오고 가격도 높아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K-농업으로 대변되는 농업계 현실을 극복하고 언제 새로운 농기계가 가시적으로 출시될 수 있을지 가늠할 길이 없다. 물론 신기술 등이 출시될 때까지 많은 시간과 R&D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알지만 농업기술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가을을 맞아 진행하고 있는 축제장·박람회의 모습이 대동소이하다면 농업인의 발길이 갈수록 드문드문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