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수출성장 발목 잡는 ‘엔저’
파프리카 수출성장 발목 잡는 ‘엔저’
  • 윤소희
  • 승인 2023.09.2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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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수출량 전년 동기대비 20%↓
생산량도 줄어 … 농가 지원 등 늘려야

한국 파프리카 산업이 기록적인 엔저의 영향으로 침체될 위기에 처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파프리카는 국내 총 생산량의 약 40%를 수출하고, 그 중 99%에 달하는 물량을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는 품목이다. 따라서 엔화 가치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표적 품목으로 꼽히고 있는데, 엔화 가치가 지난해부터 급속하게 하락하고 원·엔 환율도 내림세를 보이면서 900원대를 돌파, 최근 800원대까지 떨어져 한국 파프리카 산업의 전망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파프리카는 수출 단가보다 국내 단가가 더 높게 형성돼 수출농가들이 물량을 내수용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 파프리카 수출 산업의 성장을 위해선 수출농가가 생산 등에 있어 직접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 등이 확대돼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엔저 현상과 더불어 전기세, 비료값, 난방비, 인건비 등 생산비가 오르고 병해충은 늘어 농가 경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파프리카 생산량 및 수출량이 줄었다.

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추정 생산량은 4만3,888톤이며 지난해 동기 생산량 5만1,813톤 대비 15.3% 가량 감소했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신선파프리카 누적 수출량은 15,02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8월 한 달간 수출량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1,370톤에 그쳤고, 수출액의 경우 전년 대비 44% 감소한 393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울러 업계 내에선 파프리카 수출 단가와 국내 단가의 차이가 향후에도 좁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량 감소의 전망 또한 당연시되고 있다.

한 파프리카 수출업체 관계자는 “엔저가 계속되면 그만큼 수출로 인한 소득이 줄어들게 되므로 파프리카 생산 농가들이 수출보다 내수를 선호하게 되면서 수출량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 가격과의 차이를 보조해주거나 생산 분야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대폭 지원해주는 등 수출농가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늘려야하고, 안정적인 생산도 보장토록 해야 파프리카 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신정훈 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 회장은 “엔화가 작년 대비 5~10% 정도 빠져 똑같은 가격에 팔아도 5~10% 손해보고 파는 격이 됐다”며 “수출가격과 내수가격이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하나 그렇지 않고, 생산비도 전체적으로 30~40% 올랐는데 시장가격에는 반영이 안 되어있으니 농가가 힘든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내년에 폐지되는 수출물류비 지원사업 대응방안도 마련돼야하고, 고품질 유지를 목표로 한 선별과정 및 선별비 지원 등이 이뤄지는 수출활성화 기반사업 등이 필요하며, 안전한 생산을 위한 천적, 기능성 박스 지원 등의 농가 직접지원이 추진됐으면 한다”면서 “가뜩이나 농가 경영이 힘든데 엔저로 소득까지 줄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정부 차원의 실질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