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비하는 품목농협 - 나주배원예농협
기후변화 대비하는 품목농협 - 나주배원예농협
  • 조형익
  • 승인 2023.09.0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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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창조 등 신품종 보급하며 기후변화 대응
이동희 조합장이 신품종 보급사업으로 조성된 과수원을 살펴보고 있다.
이동희 조합장이 신품종 보급사업으로 조성된 과수원을 살펴보고 있다.

100여년이 넘는 역사와 함께 국내 배 산업을 이끌며 성장하고 있는 나주배원예농협(조합장 이동희)은 최근 이상기후 등 잦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병해충에 저항성을 갖고 있는 신품종 보급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 신품종 보급 사업 … 기후적응성·병해충 강해

배 재배하면 신고배라고 할 정도로 많이 재배한다. 신고배는 단일품종으로 80%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신화, 창조, 슈퍼골드 등 신품종이 뒤를 이어 활발히 보급 중에 있다. 
배 재배면적은 2000년대 들어서며 2만6,000ha를 기록할 정도로 많이 증가한 적도 있지만 현재는 9,700ha로 줄었다. 농가의 고령화 및 타작물 재배, 이농 등이 겹쳐지며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문제는 농가의 평균연령이 만67세 넘어가는 상황에서 나주배 역시 피할 수 없는 문제를 겪고 있다. 
나주배 재배면적은 2,700ha에서 1,800ha로 30% 이상 감소할 정도로 줄었다. 이는 신고품종의 배가 전체의 80%가 넘는 상황에서 타 품종은 들어서기 어렵다는 반증인 셈이다.
신고배는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으로 외관이 미려하고 수확량이 많은데다 장기 저장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서리에 피해에 의해 수정이 안 되는 등 착과불량이 반복되고 있다. 신고배는 적기에 수확하면 어느 품종보다도 맛이 있으면서 외관 또한 아름다움을 지녀 농가 및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며 냉해에 강하고 수분수 역할도 할 수 있는 신품종 확대가 유일한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고배의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나주배원예농협은 나주시와 함께 신품종 보급에 심혈을 기우리고 있다. 
특히 농식품부가 주관하고 있는 종자산업기반 구축사업에 선정되면서 신품종 보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국내에서 육성한 신품종 중에서 소비자의 반응이 좋은 신화품종을 2015년 첫 보급한 이래 2021년까지 창조, 화산, 신화, 황금배 등 155ha에 식재 할 수 있는 8만5,680주를 공급하고 있다. 매년 25ha가 신고품종에서 신품종으로 바뀌고 있다. 
 

나주배원예농협은 이상기후 대비 신품종 보급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나주배원예농협은 이상기후 대비 신품종 보급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나주배원협은 원황, 창조, 화산, 신화 등 신품종 보급사업이 20% 차지할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나주배원협에서 신품종 보급사업을 위한 노력이 힘을 받고 있는 셈이다. 신화품종의 경우 농촌진흥청 배연구소에서 신고와 화산품종을 교배해 육성한 우리품종으로 수확기가 9월 상순이고 외관은 신고와 비슷하면서 높은 당도와 과즙이 풍부하여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신품종은 기후적응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병해충에도 강하고 경제성도 좋아 갈수록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나주시(시장 윤병태)는 관내재배 농지에 600평 이상 국내육성 신품종을 신규 식재할 경우 ‘배 우리품종 생산단지조성사업’을 통해 묘목, 배수, 관수, 덕시설을 100% 보조사업으로 연차별 지원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아울러 묘목 공급뿐 만아니라 수확 후 안정적인 판매가 가능하도록 전량 수매해 공동선별 공동판매하며 농가수취가격을 높이고 있다. 
특히 나주배원협은 인근에 시범포를 마련하고 수확이 가능할 정도 키운 다음 포트묘(어린 묘를 육묘할 때 작은 플라스틱 포트. 플러그 트레이, 종이 포트 따위에 배양토를 넣고 파종하여 키운 묘목)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포트묘에는 7,000주가 재배되고 있다. 포트에서 자라고 있는 묘목은 신화와 창조 품종으로 50%씩 2년째 재배하고 있다. 농가에서 성목재배를 선호하고 수종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다. 
또한 무대재배로 적합한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조생종 신품종을 시범포에서 육성해 원황을 대체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박윤삼 지도상무는 “과수재배는 묘목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이번 종자산업 선정을 계기로 과수화상병, 바이러스병 등 병해충에 강하고 안전하도록 산지에서 직접 묘목을 생산해 배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배 선별장
배 선별장

# 개화기부터 수확기까지 방제 교육

나주배원협은 개화기 무렵인 꽃이 피는 4월부터 수확이 끝나는 시점까지 병해충 방제, 인공수분, 꽃눈 솎기, 수확기에 따른 다양한 재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배나무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병해충으로 흑성병 및 적성병, 깍지벌레, 배나무이, 복숭아순나방 등이 발생하며 피해를 입힌다. 
또한 신고배에 주로 나타나는 배나무잎검은점병은 접목시 전염되는 바이러스병으로 방제약도 없을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배나무잎검은점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독묘 생산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신품종은 병해충의 방제 비용이 신고품종에 비해 절감되기 때문에 흑성병에 신고보다 더 강하고 수확시기가 빠르다보니 과피얼룩병이나 나방피해가 적어 농약살포횟수가 훨씬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또한 정확한 병해충 예찰과 기후변화, 배나무 생육상황을 고려해 제작하는 농약처방전은 매번 방제때 마다 약제를 선택해야하는 농가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1개월 단위로 처방전을 제작해 방제효과는 물론 농가의 약제 재고관리가 편리하여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나주배원협은 전문지도사를 배치하고 현장순회교육은 물론 영농달력, 농약혼용표, 매달 농약처방전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어 많은 농가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2023년 창조·신화 배 선물세트
2023년 창조·신화 배 선물세트

# 인공수분 및 전정 교육

배 꽃가루 쓰임새가 많을 시기에 맞춰 인공수분 교육을 실시한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꿀벌 등 방화곤충의 감소로 결실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인공수분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공수분 교육은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꽃가루의 채취방법 및 저장, 석송자 희석비율 등을 교육한다.
아울러 꽃눈솎기는 5월 중순까지 2~3회 솎기작업을 마쳐야 하며 새순은 5cm이 되기 전에 제거해야 한다. 이후 적과, 봉지씌우기, 여름 전정 및 토양시비관리에 대한 교육을 이어간다.  특히 과실의 색택, 당도 등을 위해 전정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5월 상순에서 6월 사이의 눈따기, 도장지 제거, 주지, 측지 등 수세를 유지하는 교육을 실시한다. 또한 토양분석을 통해 시비요령 및 적기적소에 맞는 칼륨, 붕소, 마그네슘 등 미량요소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인터뷰 / 이동희 조합장
“이상기후 대비 신품종 육성·보급해 나갈 터 …”

이동희 조합장은 “올해와 같이 냉해를 비롯해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때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 신품종을 육성·보급해 나가는 등 대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나 농협 등 모두가 어려움이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조합장은 “최근 견문을 넓히기 위해 일본 농가를 방문했더니 50% 정도가 무대재배를 하면서 농가경영비를 줄일 뿐만 아니라 일손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있었다”며 “국내 농가도 일손부족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무대재배로 일손을 덜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배 중심의 배 과원을 기후변화 및 병해충에 강한 품종으로 갱신을 유도하기 위해 조합인근에 시범포를 운영하고 있다”며 “신화, 창조 등으로 품종갱신을 하면서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농업인과 나주시의 실질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면 효과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화·창조 품종은 신고보다 수확이 10~20일 빠르고 과중이 600~700g으로 신고보다 큰 대과종으로 당도가 1~2도 더 높아 점차 증가세에 있다.
한편, 이 조합장은 “우리 농협에 조합원을 위한 쉼터 개설 및 복지증진을 위해 농사일로 쌓인 피로를 풀어주고 영농정보도 교환할 수 있는 복합 휴게공간을 마련해 칭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