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예민하게 바라봐야
기후변화 예민하게 바라봐야
  • 조형익
  • 승인 2023.08.1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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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긴 장마로 인한 상흔이 채 가시기 전에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가면서 전국 곳곳의 농경지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태풍은 10일 오전 9시20분 경 경남 거제 부근에서 상륙한 이후 느린 속도로 움직이면서 강원 영동과 영남 등을 비롯해 내륙지방을 관통하며 농경지의 크고 작은 피해를 입혔다. 뿐만 아니라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카눈은 곳곳을 아수라장으로 만들며 인명 및 재산상의 피해를 입히고 사라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11일 기준 전국에서 공공시설 184건, 민간시설 177건 등 361건의 피해를 비롯해 경북·경남·전남 등지에서 농작물 침수·낙과 등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농경지 유실이 20.2ha, 비닐하우스 파손이 0.7ha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특히 강원지역에 최대 400mm의 폭우를 뿌리는 등 전국 곳곳의 농작물 등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다. 

이처럼 막대한 피해를 입힌 카눈이 떠났지만 지난달 집중호우에 이어 올해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상저온, 돌풍을 동반한 우박, 극심한 가뭄, 호우, 폭염 등으로 농민은 농사 짓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정도다. 집중호우에 잠기고 무너지고 쑥대밭이 된 농경지를 바라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특히 과수류·과채류·채소류를 재배하고 있는 지역에선 올 추석에 대비해 품질 좋은 농산물을 출하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수확기에 접어든 태풍으로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 됐다. 사과·배 등 과수의 낙과를 수확을 앞둔 고랭지 무 등의 피해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탄저병·부란병 등이 오는 등 병해충의 피해까지 증가하며 농민을 괴롭히고 있다.

매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태풍·장마·이상저온·폭염·가뭄 등 기상이변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때에 자연에 의존도가 높은 농업의 특성상 그저 한숨만 나올 지경이다. 추석을 한 달 여 앞두고 있지만 몇 번의 자연재해가 올지 아무도 모른다. 올해 유난히 잦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민의 피해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도록 기후변화에 대해 예민하면서 철저히 대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