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미순(대구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교수ㆍ경북딸기수출농업기술지원단장)
변미순(대구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교수ㆍ경북딸기수출농업기술지원단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8.1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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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로 인한 농가 피해 많아
피해현장 신속히 복구되길

■담금질

딸기수경재배 시작하여 선도적인 표준모델이다 싶은 농가가 이번 폭우로 강이 범람하였고, 온실 옆으로 물과 흙들이 그대로 밀고 들어왔다.

온실 골조 하반신을 거세게 휘어놓고, 모래, 진흙이 온실 내부 바닥 전체를 뒤덮었다. 사진으로 보는데 어떻게 하나 싶고, 상황이 심각하여 전화도 못하였다. 수마가 얼마나 무서운지 극한 참사의 사진이 섬뜩하여 일어날 수 있을까 암담할 뿐이었다.

여름 내내 육묘에 집중해야하고, 9월 정식을 위해 온실은 소독까지 마쳐야 하는데 극한폭우의 상처가 너무 컸다. 감사하게도 며칠전 9월 정식할 재배온실이나마 말끔히 정리되어 한시름 놓았다는 sns 글을 보며 눈물이 났다. 군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많았고, 의용소방대에서도 왔었고,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이어졌다 하였다. 사실은 그분을 보면서 몇가지가 아쉬웠다. 세심한 관리가 관건인 딸기수경재배하면서 틈틈이 지역 봉사활동을 하는 sns 글을 볼 때마다 아직은 딸기에 더 집중하시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오년쯤 일정한 수입으로 안정되면 바깥 활동을 하셔도 늦지 않을텐데 하면서 혼자 걱정을 했었다. 귀농해서 한참동안 힘이 들었던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실패없이 우뚝 서기를 바랬기 때문이었다. 이번 폭우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것이 회복을 빠르게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동안 그 분의 잦은 봉사활동이 역으로 도움의 손길로 돌아온 것이다. 봉사와 기부는 여유될 때, 시간있을 때, 돈이 많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놓고 막상 내가 컨설팅하는 농가의 안전만 기도하느라 그분의 큰 뜻을 내 작은 심보로 걱정해왔던 것이 부끄러웠다. 도저히 회복될 것 같지 않았던 온실이 말끔해진 모습을 되찾은 것은 그분의 선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먼저 크게 반성한다. 다리 힘 있을 때 여행 많이 다녀야 한다고 농담처럼 하지만 봉사와 기부를 틈틈이 작게라도 자주 행동해야한다는 것을 배운다. 앞으로 더 있을 그분의 복구가 위로와 봉사로 더 빨리 진척되기를 기도한다. 생사를 오간 곳에 비하고, 기꺼이 이겨낸다하고 받아들이시어 건강 다치지 않기를 기도한다. 인재성 재난이 와도 누구도 잘못한 이가 없으니 우리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

큰딸아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신은 인간에게 견뎌낼만큼의 시련과 아픔을 준다는 말에 미치도록 거부하였다. 하지만 나역시 그분을 이렇게 밖에 위로하지 못하니 나의 부족함이 죄송할 뿐이다. 수해, 폭염 등 자연재해와 어처구니 없는 인재로 아픔을 겪는 모든 분들이 힘 내고 그 아픔이 아물어 가기를 다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