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돌풍’ 피해 심각 … “농사 포기해야 할 판”
‘우박·돌풍’ 피해 심각 … “농사 포기해야 할 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6.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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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과·흠집과 등 발생 피해 커 … 재해보험 확대 적용해야
정부·농협, 복구비 지원 및 농업정책자금 최대 2년간 상환연기
지난 8일에서 14일까지 갑작스럽게 내린 우박으로 피해를 입은 농민이 과원을 살펴보고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지난 8일에서 14일까지 갑작스럽게 내린 우박으로 피해를 입은 농민이 과원을 살펴보고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최근 대기 불안정으로 국지성 우박과 돌풍으로 인해 농가의 피해가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14일까지 경북, 충북, 강원, 전북, 경기지역에서 갑작스럽게 내린 우박으로 인해 과수, 고추, 옥수수 등 농작물 3,279.7ha(15일 기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수가 2,366ha, 밭작물·채소류·임산물 등이 913.6ha 등이 피해를 입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사과, 복숭아, 배 등 1,614.5ha에서 피해를 입었다. 이어 충북 487.4ha, 강원 81.4ha, 전북 61ha, 경기 458.4ha, 경남 60.4ha, 대구 10ha, 전남 3ha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면적의 70%가 사과, 복숭아, 자두 등 과수농가에서 피해를 입었다. 고추, 옥수, 배추 등 밭작물 및 채소류는 913.6ha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능금농협 관계자는 “과일 생육기에 접어든 지금, 한참 크고 있는 과수농가가 우박과 돌풍 피해로 인해 사과, 복숭아 등에 직격탄을 맞았다”며 “과수농가의 피해가 늘고 있지만 지원대책은 1,000평 기준에 1봉 정도의 농작물 보호용 살균제를 지급하고 있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에도 냉해피해를 겪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박까지 내려 피해를 입은 농가들은 올해 농사를 거의 포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상주는 우박과 돌풍피해까지 오면서 농가가 아연실색하고 있다. 상주원예농협 관계자는 “사벌, 공검, 외서 등에서 초속 18m 이상의 강풍이 불면서 낙과 및 흠집 등 한창 크고 있는 과일이 손상을 입었다”며 “재해보험은 14m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재해보험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원예농협 관계자도 “재해보험을 가입한 사과 농가가 우박 피해를 입으면 피해 규모 조사를 7월초쯤부터 착과수 조사할 때와 수확기에 임박했을 때 2번 하게 되는데, 우박은 착과수 조사 전인 5~6월쯤 피해가 잦다보니 피해 규모가 덜 책정되기도 한다”며 “수확기 조사시에는 과일의 피해 정도를 퍼센트(%)로 구분해 보상이 차등될 뿐 아니라 농가들의 예상보다 보상이 적게 책정되는 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많아 보상을 확대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업인은 “우박 피해를 조사할 때마다 피해 정도를 30~80%로 구분해 보상률을 다르게 책정하는데, 피해가 적은 과실은 주스 등의 가공용으로 활용하라고 하니 주스도 소비가 잘 안될텐데 어쩌나 싶다”며 “올해 수확 자체를 못할 정도로 아예 100% 피해를 입은 농가들도 있어서 보험 쪽에서도 올해 같은 사례가 그간 없었다고 하던데, 어떻게 보상이 책정될 지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이 진행되면서 정부 및 각 지방자치단체, 농협 등은 이번 우박과 돌풍 피해에 대해 정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긴급복구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정밀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농가에게 농약대, 대파대, 생계지원비 등 복구비를 지원하고, 피해가 큰 농가에게는 대출중인 농업정책자금을 최대 2년간 상환연기와 이자감면을 지원한다.

권재한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앞으로 피해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현장을 점검하고 소통해, 우박피해 농가의 피해 회복과 경영안정을 위해 정부와 유관기관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