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면적 2배 이상 늘려야 꿀벌 집단 폐사 막을 수 있어
꽃·나무 면적 2배 이상 늘려야 꿀벌 집단 폐사 막을 수 있어
  • 조형익
  • 승인 2023.05.24 0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린피스와 안동대, 꿀벌집단폐사 원인과 해결책 밝혀

꿀벌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서는 최소 밀원면적 30만ha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현재 국내 분포 밀원 면적 15만ha의 두 배 규모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20일 세계 벌의 날을 맞아 안동대학교 산업협력단과 함께 보고서 ‘벌의 위기와 보호 정책 제안’을 발간해 국내 꿀벌 폐사의 원인과 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밀원면적이 최소한 30만ha가 돼야 한다고 밝혔으며, ▲국유림·공유림 내 다양한 밀원 조성 ▲사유림 내 생태계 서비스 제공 조림의 직접 지불 확대▲생활권 화분매개 서식지 확대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 설립을 제안했다.

국내 밀원면적을 30만ha로 늘려야 한다고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된 것은 이번 보고서가 처음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벌통 하나에 살고 있는 꿀벌의 천연 꿀 요구량은 최소 30kg이며, 1ha의 밀원수에서 약 300kg의 꿀이 생산될 수 있다. 국내 250만군 이상의 양봉꿀벌과 재래꿀벌, 야생벌 등을 감안하면 최소 30만ha의 밀원면적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린피스는 밀원면적 확대를 위해 국유림·공유림 내 국토 이용 계획과 조림, 산림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지역 특화형 밀원수를 심고 보급한다면 현 상황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밀원식물의 종류를 다채롭게 구성해, 다양한 벌이 연중 내내 꿀을 구할 수 있도록 조성해야 한다. 

그린피스는 앞서 제안한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해 범정부적 노력을 펼칠 ‘꿀벌 살리기 위원회’ 설립을 제안했다.

이번 보고서를 집필한 정철의 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교수는 “밀원식물은 벌 뿐 아니라 천적 곤충들에게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한다. 단순히 벌을 위한 활동이라기 보다는 식량안보는 물론 지속가능한 생태계 유지의 필수적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