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피해와 윤달
저온피해와 윤달
  • 조형익
  • 승인 2023.04.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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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이 화려하게 만발하면서 풍년을 기원하는 배 농가의 손길이 분주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주요 과수의 만개 시기는 평년보다 빠를 것으로 예측됐다. 배꽃은 4월 3일 울산광역시를 시작으로 평년보다 2∼9일, 사과는 4월 6~8일 경북 군위를 시작으로 전년보다 10일 이상, 복숭아는 4월 3일 경북 청도를 시작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최대 10일 빠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개화시기가 최대 10일 정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가들은 저온으로 피해를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왜냐하면 가장 취약한 만개 시기가 과거 저온 피해 발생 시기와 맞물려 있어 기온이 내려가는 경우 피해 규모가 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가 실제로 나타나면서 농가 등 관계기관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안성시에 따르면, 3월 27일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개화기의 배 과수원 꽃이 흑변괴사 하는 등의 저온피해가 안성시 전역에 발생해 시 관내 전체 배 재배 570농가 750㏊ 중 205곳 245㏊가 저온피해를 입었다. 이는 농가 기준으로 전체의 37.4% 농가에서 이상기온으로 저온피해를 입은 것이다. 지난 9일 김천지역도 최대 영하 3.9도까지 관측값이 나타나 농가를 긴장시켰다. 

정작 과일 나무의 꽃이 빨리 피었지만 기온이 받쳐주지 않아 결실이 어려워 진 것이다. 저온피해로 암술이 죽으면 과실결실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실이 안 될 경우 과수의 수세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내년까지도 정상적인 수확이 어려울 수 있어 과수 농업인은 망연자실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배꽃 만개 시기였던 지난 8일과 9일에도 일부 지역에서 영하 2도 안팎의 저온현상이 발생한 탓에 냉해 농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가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그나마 저온피해를 입지 않은 꽃을 대상으로 정밀 인공수준 및 적과시기를 최대한 늦출 필요가 있다.

과수농가들은 매년 개화기 무렵이면 풍년농사에 대한 염원으로 마음이 들뜨기도 하지만 동시에 저온피해라는 불청객이 찾아오지 않을까 우려한다. 이에 대비해 열풍방상팬이나 연소자재 등을 준비하지만 저온피해를 피해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올해는 윤달이 들어있어 ‘농사짓기가 고되다’라는 옛말처럼 힘든 한해 될지 모른다. ‘쏟은 정성대비 수확이 적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