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 구본권(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김영재(2022 대표과일선발대회 대상 수상자·청년농)
신년대담 - 구본권(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김영재(2022 대표과일선발대회 대상 수상자·청년농)
  • 윤소희
  • 승인 2023.01.0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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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농업 이끌 청년농 안정적 영농정착 지원책 확대돼야
구본권 회장                                                            김영재 청년농

농업 생산비는 지속 상승하고 인력난 및 소비위축은 심화되면서 농가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영농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농들이 많아져 한국 농업을 이끌어갈 청년농의 육성을 위한 지원책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할지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청년농들의 애로사항 등을 짚어보면서 미래농업의 성장동력과 발전방안을 모색하고자 구본권 전국품목농협협의회장과 2022년 과일산업대전 대표과일선발대회 대상 수상자인 김영재 청년농업인의 신년 대담을 마련했다.

■구본권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
청년농 유입위한 조직 육성·지원 필요
품목농협 조합원 가입 자격기준 완화 시급

■ 구본권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 = 청년농업인으로서 현실적인 농사 여건과 인력난, 판로확보의 어려움 등 애로사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장에서 어떠신가요?

▲김영재 대표과일선발대회 대상 수상자·청년농업인 = 농업을 처음 접해서 농사에 대한 지식이 적었고, 실전 바탕의 교육이 부족해 처음 농사짓는 젊은 농업인들은 현실에 부딪히고 농업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농촌은 고령화되고 있을뿐더러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근로자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돼 인력난이 심각했습니다. 판매 측면에서는 농업인이 제값을 받아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판매 확대 방안이 마련되면 품질관리도 보다 수월해질 것입니다. 정부에서 이 부분에 대한 좋은 정책을 농업인들과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 구 회장 = 청년농업인은 특히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에 대한 고민이 많을텐데 최근 소비트렌드에 맞춰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겁니다. SNS를 통한 전자상거래로 유통단계를 최소화해 고객과 상생하는 거래가 가능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고객을 유치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농협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인데, 농협 산지유통센터(APC)에서는 연결돼 있는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납품하며, 수출도 진행합니다. 농민들이 땀 흘려 일군 농산물을 농협이 도맡아서 책임지고 판매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므로 언제든지 농협을 찾아와 영농활동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길 바라겠습니다.

▲김 수상자 = 청년농업인들이 영농활동을 유지해나가기 위해선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청년조합원 지원사업은 어떤 추진방향을 갖고 계신가요?

■ 구 회장 = 청년농업인은 앞으로 6차 산업과 농업을 이끌어 나갈 주축입니다. 그렇기에 청년들이 농업에 지속적으로 종사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고민해보려 합니다. 청년농업인 조직을 더욱 육성하고, 실질적인 지원사업을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농협별 자체적으로 청년농업인 간 서로 농업지식을 공유하고 친목도모할 수 있는 조직을 육성, 지원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러한 지원사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김 수상자 = 청년농업인들 간 원활한 교류와 소통이 영농활동 유지에 있어 중요한 부분인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저는 영암군4-H와 한국농수산대학동문회에 소속돼있습니다. 이 단체들을 통해 많은 청년농업인분들과 교류를 지속하고 있으며, 농업 관련 정보도 꾸준히 공유하면서 도움받고 있으므로 새로 농촌에 들어오는 분들께 4-H 가입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지자체에서도 4-H와 같은 새 단체를 적극 육성해준다면 신규 농업인들이 서로 부담 없이 유용한 정보와 고민들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청년농업인 단체가 많이 생겨야 한다는 의견에 동감합니다.

■ 구 회장 = 우리나라 청년농은 전체 농업인구 중 1.2%에 불과합니다. 청년들이 도시로 이탈하는 것을 막고 농촌으로 들어올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농촌에 머무르며 농업에 관심을 갖는 청년들이 증가할 것이라 봅니다. 농촌 마을 중 저녁에 차량 없이 움직이지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 밤이 되면 소수의 가로등에 의존해 걸어야하고, 편의 및 교육시설이 근처에 없어 다른 동네로 가야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고 인구 유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나가면 더욱 쾌적한 농촌, 매력 있는 농업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영재 2022 대표과일선발대회 대상 수상자·청년농
실용적 농업교육 확대 절실
생산에 집중 가능한 판로확보방안 강구


▲김 수상자 = 실질적으로 청년농 피부에 와닿는 지원책도 많이 마련돼야합니다.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은 육성자금 지원조건이 이전에 3억원, 3년거치, 7년 상환이었는데, 현재는 5억원, 5년거치, 20년 상환으로 바뀜에 따라, 좋은 방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정책의 농업인들은 1년 차이로 현 정책과 다른 현실에 있습니다. 농업은 단기적으로 돈을 벌 수 없는 업종이며, 과수의 경우 나무를 5년간 키워야하고, 경제수령이 되려면 최소 7~8년 이상이 걸립니다. 자리 잡기까지는 최소 10년이 걸리니 이 상환기간을 더욱 늘려줬으면 하고, 기존 정책에 해당되는 청년농업인들도 개선된 정책으로 동일한 혜택을 받았으면 합니다.

■ 구 회장 = 또한 청년농들이 생활안정, 정보공유, 전문교육, 자금지원 등 농업에 적합한 환경 조성에 있어 매우 좋은 여건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 수상자 = 실용적인 농업교육 확대가 동반돼야하고, 실전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판매, 인력 등과 관련한 좋은 정책으로 청년농업인의 최소가치를 지켜주며, 먹고 사는데 지장 없이 농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절실합니다.

■ 구 회장 = 청년농업인으로서 한국의 미래 농업 방향성과 발전가능성 및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김 수상자 = 한국 농업은 전반적으로 품질이 좋고 수출실적도 증가세지만, 지금처럼 고령화된 농촌에서는 더 이상의 발전이 힘들겁니다. 그러나 청년농업인들이 농촌에 새로 유입돼 젊은 바람을 일으키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실행해나가면 한국 농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도시 청년층이 블루오션인 농촌에 와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시각으로 이끌어나가면 농촌이 보다 활성화 될 것입니다. 
한편, 품목농협 조합원 가입 자격기준이 높아서 신규 조합원 가입이 어려워 시대변화에 따라 완화해야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농촌 고령화가 심각한 현실 속에서 청년 조합원을 늘리기 위한 개선이 시급해보이는데,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구 회장 = 현재 우리 품목농협의 자격기준은 지역농협보다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농촌 고령화와 농업인구 감소, 농지 면적 축소 등의 많은 이유로 조합원이 감소하고 있어 현 실정을 누구보다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2022년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에서 품목농협 조합원 자격기준 변경에 대해 토론했고, 농협중앙회 회원지원부 담당자에게 건의했습니다. 하지만 회원지원부에서는 품목농협만 조합원 기준을 완화시키면 지역농협과의 차별성이 적어지고 경쟁 심화가 우려된다며 현 상황 유지가 타당하다고 답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높은 자격기준이 유지되고 농업인구의 이탈이 이어진다면, 조합원 수는 더 적어질 것이므로 다시 한 번 강력하게 건의하려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 

▲김 수상자 = 귀농귀촌 등을 꿈꾸며 영농생활을 시작하려는 농업인이 꽤 많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슬기로운 영농생활을 지속해나갈 수 있도록 선배 농업인으로서 조언 부탁드립니다.

■ 구 회장 = 처음 농업을 시작하면 지금 시기에는 무엇을 해야 하고, 비료는 언제 어떤 것을 줘야할지 당황스러울 때가 자주 있을겁니다. 그렇다고 직접 다른 농가에 가서 농업을 배우려하면 자금적으로 부담될 수도 있고, 농가마다 다른 방식이 나와 맞는 방식일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땐 지역내 농협에서 우수 조합원과 멘티·멘토를 선정해 교육받는다면 자금 부담도 덜하고 신뢰도도 높아 마음 편히 배울 수 있을겁니다. 또한, 지자체도 잘 활용하면서 농업기술센터 등에 자주 방문해 유용한 정보를 얻으면 큰 도움이 됩니다. 초기에는 힘들 수 있으나, 본인이 선택해서 시작한 만큼 책임감을 갖고 차츰 성장해 나아간다면 지금의 청년농업인들이 10년 뒤 우리나라 농업을 책임지고 있을 것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항상 행복하게 농업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김 수상자 = 저도 선배 농업인분들께 지금까지 농업 발전에 기여하신 것에 감사드리며, 쌓아오신 노하우를 청년농업인들에게 많이 알려주신다면 청년농업인의 역량이 높아지고 베테랑 농업인과 서로 도움이 되면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농업인들을 더 예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또 같은 청년농업인분들께는 지금도 너무 고생하고 있고 젊은 나이에 쉽지 않는 결정이었을텐데 앞으로 경쟁보다는 많이 소통하면서 정보를 공유해 서로 발전하고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농업은 결국 지금의 청년농업인들이 이끌어갈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힘들어도 다함께 힘내자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