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등 전년보다 생산량 많아 … 배추 ‘금추’에서 애물단지 돼
중만생종 양파 TRQ 수입되는 등 농가 우려 높아

올 한해 농민들은 봄철 가뭄에 이어 각종 병해충 창궐 및 농촌고령화에 따른 인건비 상승, 각종 농기자재 가격의 인상 등이 겹치면서 이중삼중고를 겪은 해로 기억될 것 같다. 또한 농산물이 물가상승의 주범이라는 인식으로 가슴 졸일 수밖에 없었던 것과 함께 풍년 속의 역설처럼 가격마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 사과 생산량 52만 8천톤으로 전년보다 2% 증가
사과의 주품종인 후지생산량이 52만 8천톤으로 전년보다 2% 증가했다. 재배면적은 전년대비 1% 증가했으나 작황 양호로 단수가 2%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 후지 대과 3~4단 비율이 전년보다 6%p 증가한 가운데 해거리로 착과수가 적었으나 생육후기 기상 여건이 나아지면서 사과 비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과 재배면적이 3만4,603ha에서 52만8,100톤을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재배면적이 3만4359ha에서 51만5,900톤을 생산한 것보다 늘어났다. 즉, 평년 50만8,900톤보다 3.8% 증가했고 전년보다는 2.4% 증가했다.
또한 최근 식재가 늘어난 시나노골드, 아리수 등이 성목화 된 것도 사과생산량 증가에 일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유목면적이 전년보다 3% 줄어든 반면 성목면적이 1% 증가했다.
아울러 면적비중이 많은 후지 재배면적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홍로는 4% 줄었다. 홍로는 타품종 보다 노동력이 많이 들고 병에도 취약해 아리수 등으로 품종전환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감홍이나 시나노골드는 재배면적이 소비자의 선호가 증가하면서 각각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의 시도별 생산량은 경북이 33만 532톤으로 전국 생산량의 58.4%를 차지한 가운데 경남 7만 7,610톤(13.7%), 충북 5만 8,640톤(10.4%)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년 사과 탄저병에 의해 피해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농작물재해보험으로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탄저병은 여름철 잦은 강우와 고온으로 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세균과 곰팡이에 의한 각종 병해로 농가의 피해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탄저병은 매년 6월 중하순부터 잦은 강우와 장마 그리고 고온이 겹치면서 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며 급속하게 확산된다.
사과 등 농사를 재배하는 농민은 탄저병에 의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70%까지 피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저병이 기후 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으로 인위적 방제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학계 및 연구계의 방제력에 근거해도 방제를 하더라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농작물재해보험에서 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 됐다.
또한 사과수확기에 맞춰 고품질 과일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도 다각도로 진행됐다. 사과의 주품종인 ‘후지’의 상품성 향상을 위해 착색 기술과 일조량 증대를 위해 웃자란 가지의 제거 및 수확전 잎따기, 반사필름 등을 효과적으로 깔기 위한 작업도 진행됐다.
# 배 생산량 평년보다 20% 증가
배는 전반적으로 생산량이 전년보다 17%, 평년보다 20% 증가한 24만 5천톤 가량을 생산했다. 이는 착과수 증가 및 작황이 호조로 단수가 전년보다 16%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봄철 가뭄으로 과 비대가 부진했으나 이후 적절한 강우 및 일조량 증가하며 생육상황이 나아지며 후기 비대가 원활해지면서 대과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시도별로는 전남이 8만 8,866톤으로 전국 생산량의 35.4%를 차지했다. 이어 충남 5만 3,860톤(21.5%), 경기 3만 2,611톤(13.0%)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도 배 재배면적은 전년대비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신화, 창조 , 그린시스 등 국내 육성품종 보급이 늘면서 신규식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육성품종인 신화, 화산, 황금 등의 품종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반면 추황은 1%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자체의 보조사업이 줄면서 추황재배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신고와 원황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각각 3% 및 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폐원 및 금년 신고 착과수 증가로 많은 인력과 비용이 집중되면서 일부 신품종으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감귤 45만 여톤으로 전년보다 생산량 감소
감귤은 노지온주 생산량이 전년보다 3% 감소한 45만1천톤으로 내다봤다. 노지온주 재배면적은 수익성 저하로 전년대비 1% 감소했다. 또한 면적비중이 큰 서귀포시 해거리 현상과 생리낙과 량 증가 등으로 단수가 전년대비 1% 감소했다.
올해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서 내년도 온주감귤의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노지, 월동 온주의 폐원 및 품종갱신, 작형전환 등으로 각각 2%, 1% 감소했다.
하우스 온주는 상대적으로 수익이 좋아 전년보다 1% 증가했다. 만감류인 한라봉은 고목화로 생산성 및 품질저하, 소비자 수요가 낮아 타 품종 갱신 늘어나 전년보다 1%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천혜양, 레드향은 소비자 선호가 높아 신규식재가 증가해 전년비 각각 3%, 2% 증가했다.

# 단감 16% 생산량 증가
단감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11만 6천톤 가량을 생산했다. 착과수 증가 및 생육기 작황 양호로 단수가 전년보다 9% 증가했다. 다만 수확기 가뭄으로 과 비대가 부진해 중소과 비율이 증가했다. 내년도 재배면적은 전년대비 2%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태추와 국내 육성품종 신규식재가 증가해 전년대비 5% 증가한 반면 농가고령화 및 인력부족이 겹쳐지면서 샤인머스켓 등으로 전환해 전년보다 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품종인 부유의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2% 서촌조생은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유생산량이 늘어 지속적인 가격하락세와 농가고령화 등으로 일부농가의 폐원이 증가했다. 서촌조생은 수확시기가 빨라 이른 추석 등 숙기를 맞추기 어렵고 수요가 낮아 식재의향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자 수요가 높은 태추 재배면적은 전년비 3% 증가하고 원추, 올누리 등도 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포도 샤인머스캣의 약세
포도는 샤인머스캣의 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샤인머스캣이 인기를 모으면서 재배면적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올해는 당도 등 품질이 떨어지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 샤인머스캣의 재배면적은 1만 4,655ha에서 4,000ha 증가했다. 재배면적이 작년보다 49%나 증가하면서 생산량이 11만 5천 톤 정도가 됐다. 샤인머스캣이 국내에 들어온 지 10여년만에 너도나도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면서 우려했던 과잉생산과 품질저하가 나타난 것이다.
재배면적이 증가하는 만큼 품질 등이 나아져야 하는데 현실은 녹록한 상황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는 당도가 떨어지고 껍질도 질기는 등 품질이 하락하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숙기가 되지 않은 샤인머스캣을 조기수확 하면서 당도 등 품질이 더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샤인머스켓은 최근 생산량이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재배 면적 증가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캠벨얼리는 7.4%, 거봉류는 13%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된 가운데 거봉류의 가격상승세에 힘입어 재배면적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적색계통인 루비로망 홍주씨들리스, 마이하트 품종은 조기 출하 및 출하품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향후 재배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토마토·딸기 재배면적 증가
겨울철 국민들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토마토다. 토마토는 겨울철 시설 내 재배가 보편화되면서 제철이 아님에도 즐길 수 있게 됐다. 토마토의 생산량은 호남지역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효과로 재배면적이 증가되고 있다. 또한 파프리카에서 일반토마토로 작목전환이 증가하면서 늘어나고 있다. 반면 영남지역은 인력부족으로 재배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수도 평년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생육기 평균기온의 상승과 일조시간의 증가로 작황은 양호한 편이다. 반면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황화잎말림바이러스 발생이 많았던 전년보다 단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딸기의 출하량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2월 출하면적은 전년대비 4% 감소했으나 인력부족 및 고령화로 인한 폐원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했다. 또한 재정식 및 고온대비 피해예방을 줄이기 위해 정식시기를 늦춘 농가도 증가했다.
단수는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일조량 증가 등 기상여건 호조로 시들음병 등 및 해충발생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해 9월 하순부터 10월 상순 고온으로 시들음병이 발생하면서 단수가 크게 줄어났다.
한편 가락시장 거래물량 상위 5개 품목을 보면 양파, 무, 배추, 파, 오이 순이었지만 거래금액 상위 5개 품목은 파, 딸기, 양파, 오이, 마늘 순으로 나타났다.
# 배추 ‘금추’에서 폭락
배추가격이 폭등하면서 금추가 된 적이 있었다. 지난 9월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 도매가격은 포기당 8천992원으로 9월 상순의 7천9원보다 28.3%나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 통계에서도 9월 중순 전국 평균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1만171원으로 상순의 7천985원보다 27.3% 상승했다. 시중에서는 한 포기에 1만원이 넘어 배추가 아니라 완전 ‘금추’가 돼버렸다.
하지만 재배기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양을 넘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재배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다. 실제 가을 배추 생산량은 134만 톤으로 전년 및 평년대비 각각 16.8% 및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133만9,772톤을 생산해 2021년 114만7,465톤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시들음병, 무름병 등 병해로 인한 작황이 부진했던 작년보다 양호해 생산량이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생육실측 조사결과에서도 가을배추 생육은 정식 후 70일 경 전년보다 나았다. 가을배추 출하마무리 시기인 12월 상순 및 호남 및 영남 일부지역은 12월 하순경 출하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시세는 양호한 기상조건 지속되면서 가을배추의 생산량이 증가해 10kg 당 도매가격(상품)이 5560원으로 전년 및 평년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는 48만3,819톤으로 지난해 43만5551톤보다 1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배면적은 6,340ha로 전년대비 7.1% 증가했고 10a당 생산량도 7,631kg로 전년대비 3.7% 증가했다.
# 마늘·양파 … TRQ 수입 논란
올해 양파는 조생종 산지폐기를 시작으로 중만생종의 생산량 부족으로 저율할당관세(TRQ)로 수입이 되는 등 농가의 반발이 이어졌다. 양파 가격이 상승하면서 정부가 나서서 수입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민간수입업자들이 135% 관세를 지불하고서라도 수입을 하는데 정부의 TRQ 수입물량까지 들어온다면 그나마 자급률이 높은 국산 양파생산도 콩이나 밀처럼 산업전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민단체가 TRQ 중단 및 생산비의 폭등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농민에게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등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올해산 조생양파 생산량은 평년보다 감소했고 전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생종 양퍄 생산량은 20만 3천톤으로 평년대비 3.3% 감소했다. 올해산 조생양파의 산지 폐기물량은 194ha로 생산량이 평년대비 감소했다. 면적은 2.781ha로 전년보다 5.4% 감소했다. 반면 중만생종은 94만톤 내외로 전년보다 18.3%, 평년대비 21.6%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늘은 29만 1천톤 가량을 생산해 전년보다 7.1% 평년보다 12.8% 감소했다. 면적은 2만3686ha로 전년보다 0.7% 증가 했으나 평년보다 8.8%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