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원예산업 이슈 결산 - 소비분야
2022 원예산업 이슈 결산 - 소비분야
  • 권성환
  • 승인 2022.12.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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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 파고 … 농산물 소비 ‘꽁꽁’
맛성비·맛난비 소비트렌드 인기 끌어
1인·다인 가구 건강관심 증가 … 농산물 온라인거래 ↑
고금리·고물가 파고에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파고에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 농산물 소비침체 심화

최근 농업계는 금리 인상, 러-우 전쟁,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 현상으로 그 어느 때 보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 파고에 농산물 수출이 힘을 쓰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버팀목 역할을 하던 소비마저 빠르게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금년도 소비자물가는 1~11월 중 전년동기대비 5.1% 올라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소비자심리지수(CCIS)는 86.5로 전월(88.8)보다 2.3포인트로 하락세를 띠고 있다.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백화점·마트 등에서 농산물 판매 수요는 최근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와 일부 언론 등이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농산물을 지목해 가뜩이나 침체된 국산 농산물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가계비 지출에서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하지만, 다른 상품보다 구매 빈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구입 부담이 크다는 점을 들어 자극적 보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통계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를 보면 주식인 쌀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00 중 5.5에 불과하고, 채소(27개) 16.9, 과실(19개) 15.1로 일반 공산품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와 일부 언론 매체 들은 물가상승의 원흉을 농산물로 삼고 가격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에 대해 각 농업계 관계자들은 농수산물은 제품의 특성상 계절·시기적으로 가격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임시적인 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인데 정부와 일부 언론매체들은 농산물 가격 폭락에는 방관으로 일관하며 조금의 가격 인상에는 마치 농산물이 물가 상승의 주범인 듯 몰아가 농업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업 현장은 현재 최악의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소비감소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러-우 전쟁 등의 여파로 면세유·전기 등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올라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농민들은 줄도산 위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면세 등유는 지난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2%(933.71원->1,422.87원) 올랐고 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지난달 1일 농사용 전력을 포함한 모든 계약 종별 요금을 1kWh당 7.4원 인상했다. 농사용 전기요금의 인상률은 농사용갑 74.1%, 농사용이 3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산업용갑Ⅰ, 산업용갑Ⅱ과 산업용률은 각각 20.1%, 15.5%, 15.3%의 인상률과 일반용 전력값 18.4%의 인상률에 비한다면 터무니 없이 높은 수치다. 
하지만 각종 생산비는 당분간 상승세를 띌 것으로 전망돼 농가들의 얼굴에 주름살이 깊어질 전망이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는 이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했고, 등유와 생산라인이 겹치는 경유 생산을 늘리면서 등유 공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역시 지난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유연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주요 연료비가 크게 올랐다면서 내년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했다. 등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등유 대신 전기로 난방 방식을 전환한 농가들은 전기요금 폭등으로 진퇴양난 처지에 빠진 상황이다. 가뜩이나 경기침체 및 기록적 한파로 난방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농가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생산비 부담에 허리가 휘고 있는 실정이다.

# 소비트렌드 변화

최근 고금리·고물가 현상에 먹거리 구매 시 맛과 가격을 모두 챙기는 맛성비(맛+가성비) 소비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다. 밀키트와 가정간편식 등도 크게 늘고 있다. 또한 고물가에 먹을 만큼만 살 수 있는 소포장 제품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최근 편의점과 대형 할인마트에 소포장 농산물, 제품들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2022년 식품소비행태조사에서 식품 소비 트렌드로는 간편·편리성 지향, 건강 지향, 윤리적·가치소비 지향 등을 꼽았다. 온라인 주문, 당일배송 및 정기배송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가정간편식(밀키트), 세척·절단된 채소(샐러드) 및 과일에 대한 구입을 크게 늘렸으며, 과일 등을 소포장형태로 구입하는 가구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모양이 예쁘지 않거나 크기는 작아도 품질은 일반 농산물과 비슷한 ‘맛난이(맛+못난이) 농산물’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가 농식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요인에 ‘건강’이라는 응답이 전년도에 비해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온라인 시장의 성장, 건강한 먹거리 수요 증가 등 식생활 변화가 빨라지면서 농식품 소비 경향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 일환으로 전국 2,254가구 소비자패널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년간 작성한 소비자 가계부를 조사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과 2021년 2년간의 농식품 소비 경향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그 결과 소비자의 61%는 유튜브를 통해 요리 조리법 정보를 얻고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의 35%는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받아 농식품을 구매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풍기인삼축제 수삼판매 부스
풍기인삼축제 수삼판매 부스

또한 농식품을 구매할 때 중요시하는 요인을 ‘건강’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20년 29.1%에서 2022년 51.5%로 높아졌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과거 1인당 신선식품 구매액은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적었으나 2022년에는 다인 가구의 구매액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품질 신선식품을 선호하는 1인 가구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윤리적·가치소비 트렌드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국민인식이 확대되고 있으며, ESG경영 우수기업에 대한 구매운동에 대한 의향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언택트 소비행태가 가속화됐고, 이러한 양상은 202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소비심리는 얼어붙은 가운데 유통망의 온라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온라인화가 더딘 대형마트는 가파른 이익 감소 추세를 막지 못하는 동안 온라인거래는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전통시장의 비중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온라인은 식량작물, 슈퍼마켓과 전문점은 과일류와 축산물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MZ세대의 신선식품 구매는 대형마트, 슈퍼마켓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는 반면 온라인, 홈쇼핑 등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1인 가구와 다인가구 모두 온라인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온라인유통은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초월하고 쓸데없는 유통비용을 절감하며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편리함, 오프라인 유통에 비해 낮은 가격 등의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 각 지역 농특산물 축제 재개 … 소비 ‘활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각 지역 농특산물 축제가 재개되면서 농업계에 활기를 띠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축제 등이 2년간 취소되면서 농산물 소비가 위축되는 등 농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최근 코로나19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상당수의 축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거리두기 해제 이후 농특산물을 주제로 다양한 축제가 열리며 농가엔 판로를, 방문객에겐 신선한 지역 먹을거리를 제공했다. 
최근 제16회 청송사과축제가 지역주민, 관광객 등 수많은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개최된 제16회 청송사과축제는 구름과 같은 인파 40만여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상황리에 마무리됐다. 각종 체험 홍보부스, 사과판매 부스, 식당 등에도 문전성시를 이루며 지역 소득창출과 경제 활성화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또한 지난 10월 개최된 2022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역시 인삼 제품의 세계화뿐 아니라 지역 농업,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영주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엑스포 기간 동안 112만여 명이 영주시와 행사장을 찾아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1,736억 원, 부가가치 유발액 793억 원, 취업 유발인원 2,272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미국, 호주를 비롯한 9개국을 대상으로 3,150만 달러의 수출협약과 1,878만 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거두는 성과를 냈다. 수삼판매는 행사장을 통해 15억여 원과 지역 인삼시장 판매량을 합하면 48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인삼 축제의 경우 축제가 9월 말부터 10월까지 거의 동기간에 산발적으로 개최되면서 소비?홍보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내 과열 경쟁의 우려가 높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서울과 부산 등의 대도시와 거리가 먼 지역의 농산물축제는 지역 주민 잔치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도 많았다. 결국 소비자는 대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큰 역할을 하는데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거나 거리가 먼 곳은 딱히 축제가 홍보의 역할을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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