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0mm 폭우 … 야간에 집중 쏟아져

지난달 30일 수도권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한 농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수도권 지역에 하루 300mm 가까운 폭우가 천둥·번개를 동반해 쏟아지면서 시설하우스, 도로 침수 등 피해가 이어졌다. 특히 야간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져 농가들의 피해가 더욱 크다.
기상청은 이번 장맛비가 야간에 집중된 이유를 하층제트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층제트는 대기의 하층인 약 3km 고도에서 부는 빠른(시속 55km 이상) 바람을 말한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올해뿐 아니라 작년 등에도 정체전선이 형성되면서 하층제트가 동반돼, 장마철 밤에 비가 더 강하게 내리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아무리 하늘에 구름이 껴 있어도 낮엔 햇볕 때문에 지면 기온이 상승해 산 등 지형 때문에 지면 가까이 정체된 공기들이 데워지면서 하트제트의 길을 방해하는데, 밤에는 지면의 기온이 떨어지면서 공기가 가라앉아 밤중에 더 강하게 일어난다”고 했다.
평택에서 시설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가뭄이 지속되다 며칠 간 폭우가 쏟아져 대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새벽에 쏟아진 비로 비닐하우스 안에 물이 차올라 채소들이 물에 다 잠겼다”며 “이번 출하로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인데 앞이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화성에서 인삼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밤중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비로 인해 수로가 역류했다”며 “며칠전만해도 가뭄으로 관주를 해줬는데 하늘의 장난인지 인삼밭이 물에 잠겨 삼이 다 튀어나오는 등 하늘이 야속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안성에서 시설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비에 젖은 자재들을 치우고 싶어도 감전될까 무서워 치우지도 못하고 있는데, 또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이어 “비가 그쳤어도 농작물이 물에 잠겨 병해충 등 2차 피해가 우려돼 신속한 피해복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