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 이슈로 본 2021 원예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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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형익
  • 승인 2021.12.2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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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 경북·전북 발생 비상 … 총 541농가 248ha 농가 피해 입어
(왼쪽)충주시 산척면 명서리의 과원 두 곳에서 실시한 간이진단 검사에서 궤양 증상 양성판정을 받음에 따라 농촌진흥청에 정밀진단을 의뢰해 확진 판정을 받고 신속하게 매몰작업을 완료했다.(오른쪽)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해 소독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충주시 산척면 명서리의 과원 두 곳에서 실시한 간이진단 검사에서 궤양 증상 양성판정을 받음에 따라 농촌진흥청에 정밀진단을 의뢰해 확진 판정을 받고 신속하게 매몰작업을 완료했다.
(오른쪽)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해 소독을 하고 있는 모습

■과수화상병

국내 5~7월 기상여건 등 맞을때 발생 … 건전기주 재식·상시 소독 필수
효과 높은 방제약제, 저항성 묘목 진단기술 등 연구강화 시급

매년 봄철이 돌아오면서 과수화상병으로 과수농가는 몸살을 겪고 있다. 과수화상병에 한번 걸리면 치료제가 없어 농원을 폐원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과수화상병은 1780년 미국동부지역에서 최초 보고된 이후 유럽, 캐나다, 뉴질랜드 등 전역으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중국과 인접한 중앙아시아까지 범위가 확대돼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발생되고 있다.
국내는 2015년 경기 안성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충남천안, 충북 충주·제천을 넘어 강원과 경기, 전북 익산과 경북 안동·영주지역까지 확산되면서 전국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수화상병이 남부지역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생하며 농가를 긴장 시키고 있다. 

◆ 원인

과수화상병 원인균은 Erwinia amylovora (영명: Fire Blight)로 생장적온이 25~27℃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온도가 올라가는 45~46℃에서 10분 정도면 사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염원 확산요인을 보면 근거리에는 곤충(벌 등), 비·바람, 작업자, 조류 등 있고 원거리는 기주식물 묘목 및 접순, 작업자, 작업도구 등에 의해 감염된다.
국내에서는 주로 5월에서 7월 사이에 주로 발생이 되고 있다. 병원균이 전년도에 가지나 줄기 등에 형성된 궤양의 끝부분과 눈이나 건전한 나무조직에서 월동한다. 병원균의 감염은 기주식물, 기상환경, 병원균 세 가지가 동시에 존재할 때 감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병원균이 영하의 온도에서도 생존할 수 있어 기온이 올라가는 봄철에 발병조건이 맞을 때 발병한다. 과수화상병균은 사과, 배, 모과 등 장미과 39속 180여종에 달하는 기주식물이 존재할 만큼 많이 분포한다. 
발병도 1차와 2차에 걸쳐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전염원은 줄기나 굵은 가지의 궤양 등 병환부에서 월동하다가 봄철 수액 이동에 따라 활성·증식돼 삼출액의 형태로 나무 밖으로 유출되거나 나무 내에서 생장해 확산된다. 
2차 전염원에 의한 확산은 1차 전염원이 곤충 등에 의해 꽃에 전염되고, 다른 꽃으로 반복 확산된다. 감염된 잎·가지·줄기‧열매 등에서 형성된 삼출액이 빗물․사람 등에 튀어 주변조직이나 주위 다른 나무로 전파돼 나타난다.  

◆ 발생현황과 매몰기준

올해 화상병이 발생한 농가는 6월 23일 기준 ▲경기 117(용인 3, 평택 16, 남양주 5, 이천 17, 파주 2, 안성 70, 여주 4) ▲강원 4(원주 2, 영월 1, 평창 1) ▲충북 221(충주 142, 제천 37, 진천 1, 괴산 4, 음성 34, 단양 3) ▲충남 111(천안 80, 아산 10, 당진 19, 예산 2) ▲경북 12(안동 11, 영주 1) 등 5개 도, 22개 시군의 465농가, 218.8ha에서 발생했다. 
이는 화상병이 주로 발생하는 사과와 배 과수원면적 4만689헥타르(ha) 기준 0.5%에 해당된다. 2020년 발생한 744농가, 394.4ha와 비교해 현재 발생 농가수는 62.5%, 피해 면적은 55.5% 수준이다.
최초로 발생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총 1092농가, 655㏊에서 발병이 확인됐다. 주로 개화기인 5~7월경 발생해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을 타 들어가는 것처럼 말라 죽인 것이다. 올해 과수화상병에 대한 피해를 입은 농가는 총 541농가, 247.8㏊에 달한다. 
또한 재식주수가 100주 미만인 과원은 발생주율이 5% 이상일 때는 폐원하고 5% 미만인 경우 사과는 발생 주 및 접촉주 제거하고 배는 발생주를 제거한다.
감염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발생주 5주 미만, 발생주율 5% 미만일 경우에도 동일 과원의 2곳 이상에서 산발적으로 발생될 경우 현장 식물방제관 판단에 따라 폐원 가능하다.
2015년 첫 발생한 경기 안성, 충북 제천, 충남 천안 지역으로 2019년과 2020년에 충주를 포함한 4지역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충북 제천과 충주 또한 시 경계지역의 동일 작업권역으로 사실상 두 지점에서 2019년 전체 발생농가 대비 89.9%, 면적 대비 89.9%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발생농가 대비 90.9%, 면적 대비 90.5%가 발생했다.
두 지점은 이미 오래전에 병원균이 유입돼 잠복돼 있었고 2019년과 2020년에 발생하기에 적합한 기상조건과 농가의 인식전환에 따른 신고 증가 및 전문 예찰요원의 집중 예찰 등으로 발견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 과수화상병이 주로 발생했던 충주와 제천 지역에서의 발생은 줄어든 반면, 새롭게 경북지역에서 발생했다. 경북은 사과 재배면적이 1만8,705ha(’20, 통계청)로 우리나라 전체 재배면적(3만1,598ha)의 59.2%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곳이다. 
다만, 지난해보다 농가수별 평균 피해면적이 줄어들었다. 이는 소규모 재배 농가에서의 발생이 많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20주 이하 재배 농가 수는 53농가로 전체 발생 농가의 11.6%에 그쳤다.

◆ 방제 방식 및 외국 사례

미국은 1780년 세계 최초로 발생이후 농가들이 방제하는 일반방제를 택하고 있다. USDA(농무부)와 대학 내 진단센터 중심으로 전국단위 진단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예찰시기도 기준 없어 주로 화상병 저항성이 높은 건전한 기주로 재식을 권장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1980년에 발생해 국가가 지정하는 4개의 지정 진단센터 운영하고 공적방제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가를 총 5개 지역으로 나눠 화상병 모니터링 네트워크 운영하고 연 2회 정기예찰을 하고 있다. 또한 감염주 제거 후 건전 식물로 대체하고 비용을 부분적으로 지원한다.
반면 국내는 공적방제로 농정기관에서 최종 판정을 내린다. 예찰도 국가기관에서 연3~4회 정기예찰을 하고 있다. 식물 세균병은 기주식물이 병원균에 감염되면 즉시 병징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식물체에 잠복돼 있다가 생육상태나 기상 환경에 따라 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과수화상병 병원균이 수년 전부터 각 지역 사과·배 재배지역으로 확산돼 잠복(최대 5년 정도)하고 있다가 적합한 기상환경 등으로 눈에 띄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상병 궤양증상
화상병 궤양증상

◆ 약제보급과 개발상황

사과, 배 등 주요 과일나무에 주로 발생하는 과수화상병 약제는 2020년부터 국비와 시군 지자체에서 지원을 통해 시중 농약판매상 등을 대상으로 입찰하고 있다. 시중 농약판매상은 해당 금액만큼 농가에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과수전문농협으로 활동해온 품목농협이 약제공급을 할 수 없는, 즉 약제공급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사후관리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올해 충북 괴산군에서 과수화상병 발병하면서 괴산군 농업기술센터는 약 5천만 원을 들여 사과농가 500여 곳에 방제약 등을 긴급 지원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해 보급한 영양제를 사용한 뒤 사과에 검은 반점이 생기고, 잎이 노랗게 변하고 생장이 멈추는 등 피해를 입었다.
한편 신젠타코리아는 ‘비온 Ⓡ’ 입상수화제를 개발하고 사과 및 배 작물에 과수화상병 적용병해 확대 등록을 완료했다. ‘비온’은 2021년 신제품으로 식물의 전신획득저항성 작용기작을 가진 살균제이다. ‘비온’은 독특한 작용기작으로 전신면역력과 병 저항성단백질을 활성화해 화학적으로 방제하고 세포벽 강화로 병원균의 외부 침입을 물리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화상병이 가해하는 식물 내외부를 모두 방제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팜한농도 화상병 전문 미생물 농약 ‘세리펠 수화제’를 개발하고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세리펠’은 미생물 농약으로 과수 생육기에 살포해도 안전하고 약효가 오래가는 화상병 전문약제다. 미생물이 화상병 병원균과 경쟁하며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자체 항생물질을 생성해 병원균에 직접 작용해 방제효과를 발휘한다.
한편 국감에서 과수화상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치료제 개발에 대한 강한 질타를 했다. 윤재갑 의원(해남·완도·진도)은 최근 확대되고 있는 과수화상병과 관련 “국내 첫 발병한 지난 2015년부터 지금까지 여의도 면적(290ha)의 2.5배인 718ha에서 과수화상병이 발병했고, 그 피해액(보상금)도 1,425억 원에 달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진흥청은 6년이 지난 지난해부터 치료제 개발을 시작, 아직도 과정에 있다”며 늑장대응을 질타했다.
국민의힘 홍문표의원도 농진청의 과수화상병 연구과제 21개중 9개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지 5년만인 2020년부터 시작했고, 7개는 올해부터 시작됐다면서 농진청의 뒤늦은 연구시작과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투입에도 아직까지 결과물을 내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 과수화상병의 근본적인 대책은

과수화상병은 세균성 병으로 조기발견이 어렵고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으며 발생 즉시 매몰처리하면서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1993년 식물방역법상 금지병으로 지정돼 화상병 발생이 확인된 모든 국가산 기주식물은 수입 금지됐으며 2020년 꽃가루도 수입이 금지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효과적인 방제약제, 저항성 품종 및 묘목의 진단기술 등 근본적인 방제기술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감염 요인별 예방요령 등 매뉴얼을 보완하고(2월), 농진청 개발 ‘전정가위 소독용기’를 주요 발생 지자체에 보급했다. 특히 농업공간정보시스템을 시군센터까지 확대 연결해 화상병 발생정보 제공 및 예찰‧방제 관리기능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BL3급 격리연구시설을 신축해 종합방제체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